[이슈분석]삼성, 내외부 변수 속 성장동력 찾기

[이슈분석]삼성, 내외부 변수 속 성장동력 찾기

2018년을 앞둔 삼성그룹의 경영 계획에는 총수 부재와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지분 정리 등 큰 변수가 있다. 그룹 내·외부 변수를 정리하면서 안정을 찾고, 한 단계 도약하는 해로 보내야 한다.

삼성그룹은 격동의 2017년을 보냈다.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전자 계열사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도 실적이 개선됐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인해 초유의 총수 부재 상황에 직면했다. 지주사 전환 중단 등 사업 재편에도 변수가 있었다.

총수 부재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새해 1월 말께 결정된다. 이 부회장 항소심 선고가 그때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제동이 걸린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 등에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는 4차 산업혁명발 변화에 대응하고,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 공세가 필요한 시점이어서 적기 투자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 관련 신규 순환 출자 금지 제도 법 집행 가이드라인'을 변경하면서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하는 과제도 생겼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서 그룹 차원의 이슈 대응이 전보다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다.

다행인 것은 그룹 내외부 악재 속에서도 사업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주요 계열사의 실적도 상승했다.

[이슈분석]삼성, 내외부 변수 속 성장동력 찾기

삼성전자는 올해 55조원 안팎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 내년 영업이익은 60조원을 넘어서며 다시 한 번 기록을 세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반도체 호황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반도체 시장의 업황 전망이 엇갈리지만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및 가전 등 세트 부문도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고, 하만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과제는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이다. 반도체 이후의 먹거리를 찾아서 안정 성장 기반을 다져야 한다. 세탁기 세이프가드 검토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에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3개 부문에 모두 새 부문장이 부임하면서 새로운 체제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룹 차원에서는 올해 계열사 전반에 걸쳐 실적이 개선된 것이 긍정으로 작용했다. 지난해만 해도 삼성전자 실적은 좋았지만 반면에 계열사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올해는 계열사 실적이 한층 개선돼 그룹 전반의 상황이 좋다. 특히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 상황이 호전됐다. 내년에도 이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2018년까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 계열사 업무를 조율할 삼성전자의 '사업지원TF'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총수 부재와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른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출신인 정현호 사장이 TF장을 맡고, 미래전략실 출신을 포함한 다수 임원이 합류했다. 전자 계열사 간 투자·전략을 조율하고, 인수합병(M&A) 지원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