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도로 결성한 차세대 화질 기술 동맹 'HDR 10 플러스 연합'이 다음달부터 라이선싱을 위한 인증 사업을 시작한다. 경쟁 기술 포맷인 '돌비 비전'에 맞대응,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한다. 아마존이 HDR10 플러스 기반 콘텐츠 유통을 시작한데 이어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넷플릭스도 HDR10 플러스 도입 의지를 내비치면서 생태계 확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20세기폭스, 파나소닉이 결성한 'HDR 10 플러스 연합'이 다음달부터 신규 회원사를 상대로 연합 인증 로고를 부여, 기술 라이선싱 사업을 추진한다. HDR 10 플러스는 밝기, 색, 명암비 등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설정값을 매 장면마다 지정하는 기술로 콘텐츠 원작자가 의도하는 색을 정확히 표현하는 최신 화질 기술이다. 라이선싱이 시작되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라이선싱 기관(연합)이 TV 제조사와 콘텐츠 제작·유통업체를 상대로 무상으로 기술 지원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증을 획득한 업체가 HDR 10 플러스 기반 영상을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등 다각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증사업으로 '돌비 비전'과 차세대 화질 기술 표준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돌비 비전은 HDR 10 플러스보다 많은 TV 제조사와 콘텐츠 제작·유통 업체가 적용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이 있다. 대당 라이선스 비용을 돌비에 내야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TV 일부에만 적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HDR 10 플러스는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도입 기업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HDR 10 플러스 적용 TV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배경이다. 삼성전자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 출시하는 모든 초고화질(UHD) TV에 HDR 10 플러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필립스 TV를 제조·유통하는 TP비전도 내년 출시하는 TV에 HDR 10 플러스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관련 소프트웨어 무상 배포로 영상 제작사가 HDR 10 플러스 콘텐츠를 쉽게 제작하도록 돕고 있다.
HDR 10 플러스 기술을 적용한 영상 콘텐츠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3일 아마존과 함께 업계 최초로 HDR 10 플러스를 적용한 프리미엄 영상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어 세계 최대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도 HDR 10 플러스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체적인 로드맵은 밝히지 않았지만 서비스 이용자를 위해 다양한 화질 기술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1억명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HDR 10 플러스 콘텐츠가 급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넷플릭스를 포섭하려는 '러브콜'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넷플릭스가 HDR 10 플러스를 도입하면 최신 화질 기술 시장 판도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현재 돌비비전과 HDR10만 지원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