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는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연 2006년(2만795달러) 이후 12년 만이다. 3만달러는 선진국 진입을 의미한다. 최근 수년 동안 우리나라는 '3만달러 고지'를 목전에 두고 좌절해야 했다.
정부는 27일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내년 경제 정책 로드맵인 '2018년 경제 정책 방향'을 확정했다.
정부는 혁신 성장을 가속, 내년에도 3%대 성장률을 이어 가면 2018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20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GNI는 2만9700달러다. 1인당 GNI 3만달러 돌파는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 인식된다.
새해 경제 정책 방향도 높아진 소득 수준에 맞는 국민 삶의 질 제고에 맞췄다. 이와 함께 혁신 성장을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산, 우리 경제의 내실 수준을 높일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에 3%대 경제 성장을 이어 가고 국민 소득 3만 달러 달성을 자신한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새 경제 정책이 가시 성과를 내어 국민 개개인의 삶이 나아지고 있다는 걸 국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를 위해 △청년 고용을 위한 특단 대책 마련 △혁신 성장 사례 구체화 △과감한 규제 혁신 △5대 생계비 부담 경감 조속 추진 △가맹·유통·하도급·대리점 등 4대 분야 갑을관계 개혁 등을 주문했다.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문제 해결을 내세웠다. 일자리 예산 34.5% 이상을 1분기 중에 집행한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규모는 올해보다 1000명 이상 많은 2만3000명+α로 정했다. 전체의 53%를 상반기에 채용한다.
새해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와 같은 32만명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인구 등 구조 요인 때문이다. 정부가 일자리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성과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휴식권 보장을 위해 연가저축제 사용 활성화 방안을 마련, '2주 여름휴가' 분위기를 조성한다. 핵심 생계비 부담 완화 차원에서 한·중·일 로밍요금 인하를 추진한다. 로밍 특화요금제 출시, 로밍 종량요율 인하가 계획됐다. 9월에는 알뜰폰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는다.
혁신 성장 정책은 '확산'과 '체감'에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혁신 성장 분야에서 더욱 담대한 도전을 주문하고 싶다”면서 “스마트시티의 경우 백지 상태에서 우리 힘으로 스마트시티 모델을 건설해 보고, 드론의 경우 드론 전투부대를 창설할 수도 있고 드론 방역단을 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혁신 성장에 투입할 내년도 예산이 부족, 실효성은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DNA(Data-Network-AI)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국가 빅데이터 지원 체계 마련, 10기가 인터넷망 상용화 등이 골자다. 빅데이터 활용 확대를 위해 비식별자료(개인 식별이 안 되도록 조치한 데이터) 활용·결합 법률 근거를 정비한다.
규제 혁신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기존 규제 적용을 융통성 있게 유예·면제) 관련 4대 입법을 조속히 완료한다. 국회 입법 이전이라 해도 시행령 개정 등으로 규제 부담을 낮춘다. 핀테크 부문에서는 키오스크를 이용한 '무인환전', 온라인으로 환전 신청 후 공항 등에서 대금을 받는 '온·오프라인연계(O2O) 환전'을 도입한다.
공정 경제 확립 차원에서 정부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데이터 기반 산업 분야를 집중 감시한다. 2월에는 기술임치제도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한 '대기업 등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 대책'을 내놓는다.
정부는 올해 경기회복세가 지속돼 내년 성장률이 3.0%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3.0%, 7월 발표)보다 높은 3.2%로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는 실리”라면서 “내년도 경제 정책을 통해 국민이 경제 활력 및 삶의 질 개선과 관련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정책 목표와 방향을 명확히 보여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