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집단소송 국내 참여자가 30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가 소송 참여 비용을 선금으로 받지 않기로 하면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누리 측은 11일 신청 마감까지 최대 5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송 방식은 한국과 미국에서 집단 소송을 병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누리는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위해 현지 로펌과 공조하고 있다. 피고는 애플 본사이지만 국내 민사소송에서는 애플코리아도 대상에 포함시킨다. 성능 저하 업데이트에 관여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은 국내에서 진행된 집단소송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주목되는 것은 국내 애플 충성 고객이 대부분 참여한다는 점이다. 애플 충성 소비자의 이런 변화 움직임은 애플의 잘못이 명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누리는 이번 기회에 한국 시장을 대하는 다국적 기업의 불공정 관행을 뿌리 뽑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애플 소비자도 한국 시장 차별에 공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웬만한 이슈에는 애플의 손을 들어주던 국내 충성 고객들이 심정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애플의 한국 쪽 마케팅을 맡고 있는 애플코리아의 무성의한 태도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민사소송에서 애플코리아가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코리아 측은 한국 마케팅의 대표 창구임에도 한국에서만 유독 비싸게 제품 가격을 책정한 이유, 제품 하자에 대한 설명 요청 등 크고 작은 국내 소비자들의 궁금증과 논란을 묵살했다. 무성의한 태도는 애플 충성 고객에게조차 한국 시장 무시 풍조로 받아들여졌다.
이번 집단소송은 애플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1000조원대 소송이 제기될 정도로 소비자 분노가 큰 건이다. 예단할 수는 없지만 자국 소비자에 민감한 미국에서는 소비자 승소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동일 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내 원고 측의 승소 가능성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국내 소비자의 유례없는 대규모 집단 소송이 엄정한 법의 잣대, 애플의 반성, 관행 변화 등을 끌어내는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