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그룹, 연내 이동통신 자회사 日증시 상장 추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산하 이동통신사업자인 소프트뱅크를 이르면 올해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할 방침이다.

1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SBG는 소프트뱅크의 연내 상장을 위해 가까운 시일 내에 도쿄증시 등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이르면 올봄에라도 도쿄증시에 신청, 가을께 상장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자금 조달액은 2조엔(약 19조1600억원) 수준이다.

소프트뱅크그룹가 올해 연내 이동통신 자회사를 일본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그룹가 올해 연내 이동통신 자회사를 일본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자금조달액 면에서 사상 최고였던 1987년 NTT의 기업공개(IPO) 조달액 약 2조2000억엔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2조엔 규모라는 거액을 조달하기 때문에 일본만이 아닌 해외 투자가에도 폭넓게 주식을 개방할 계획이다.

SBG는 상장 뒤에도 소프트뱅크 주식의 70% 정도를 계속 보유한 채 약 30%를 투자자들에게 개방할 방침이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등 해외시장 동시 상장도 추진한다.

자회사가 도쿄증시 1부에 상장할 경우, 모회사는 주식지분비율을 65% 미만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자회사가 해외시장에 상장하고 있는 경우라면 완화된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할 경우 증권거래 감독기구 등의 심사 항목이 많아진다. 모회사 영향이 커 자회사가 독립된 경영판단을 하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SBG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본거지가 있어 소프트뱅크 지명도가 높은 런던에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BG는 2004년 옛 일본 텔레콤, 2006년 영국 보다폰 일본법인을 차례로 인수하는 등 일본에서 주력사업인 통신사업을 계속 확장해 왔다. 현재 일본 이동통신 시장에서 NTT도코모, KDDI와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동통신 사업은 2017년 4~9월 영업이익이 4000억엔을 넘는 등 SBG에서도 핵심 수익사업이다.

SBG는 미국 휴대전화 기업 스프린트와 영국 반도체설계 업체 암홀딩스를 인수한 데 이어 작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운용액 10조엔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설립하며 투자회사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

SBG가 해외기업을 지속해서 인수하면서 이자부 부채가 작년 9월 말 현재 약 14조엔으로 불었다. 자기자본 비율도 2016회계연도 말 기준 14.6%로 낮다. 따라서 소프트뱅크 상장 추진은 재무 체질 개선으로 연결하겠다는 노림수로도 비친다.

그러나 SBG는 자금조달이 부채 변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해외 IT기업에 대한 출자 등에 충당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SBG는 지주회사로서의 성격을 명확하게 하고 투자 판단을 신속히 단행함으로써 구미나 신흥국 정보기술(IT) 대기업들과의 격심한 경쟁에 대비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

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