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건당국이 세계 최대 규모 담배 회사와 연관된 미국 한 컨설팅 업체에 영국 폐암 환자 18만명 의료기록을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영국 공중보건국(PHE)이 2009∼2013년 폐암 진단을 받은 17만9040명 익명 의료기록을 미국 컨설팅 업체 윌리엄 E. 웨커 어소시에이츠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록은 영국 공공 의료서비스 국민보건서비스(NHS) 기록에서 가져온 정보다. 텔레그래프는 PHE가 환자나 보호자 동의 없이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E. 웨커 어소시에이츠는 그동안 필립모리스를 비롯해 거대 담배 회사들에 유리한 증언을 한 기업이다. PHE는 2016년 7월 이 회사에 기록을 넘겼다. 이 회사가 영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아일랜드 등 여러 국가의 폐암 추세를 평가하고 싶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PHE는 이 회사와 필립모리스의 관계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법률은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거나 공공 이익을 위해서만 의료 기록을 공개하도록 했다.
텔레그래프는 “매우 충격적 사건”이라면서 “폐암 환자들이 그들의 의료기록이 담배업계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