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일진그룹이 바이오·의료와 친환경 자동차 부품·소재를 신성장동력으로 100년 기업을 향한 출발점에 섰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가진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오늘부터 일진은 지금까지 업적이나 영광은 다 묻어두고 새로운 50년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에 걸맞은 기술을 개발하고 일진이 자랑하는 창의와 도전정신으로 바이오와 부품·소재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고객사, 협력사,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일진그룹은 1968년 1월 22일 작은 주물 공장으로 시작해 초고압 전기공사에 사용되는 배전금구류와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 PCB와 이차전지용 일렉포일, 스마트폰 터치스크린 패널, 심리스(seamless) 강관 등 다양한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며 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중전기(일진전기) △소재(일진머티리얼즈, 일진다이아몬드) △부품(일진디스플레이, 일진제강, 일진복합소재) △기타(일진유니스코, 삼영글로벌,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 사업분야에서 상장사 5개사를 포함해 국내외 45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최근 친환경차 양대 산맥인 전기차 핵심 부품 이차전지용 일렉포일과 수소연료전기차용 수소탱크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친환경 미래 자동차 소재 사업이 향후 그룹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일렉포일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와 자회사 일진복합소재를 통해 수소차 소재 사업을 하는 일진다이아몬드가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바이오·의료 사업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 현재 주력인 산업용 소재나 전력 계통 사업과는 결이 다른 새로운 도전이다.
일진그룹은 지난 1990년 뼈 성장 촉진제를 개발하는 미국 이텍스(eTEX)를 인수(2002년 매각)하고 2008년 초음파 진단기를 만드는 바이메드시스템(현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을 인수하는 등 20여년간 바이오·의료 산업 진출 기반을 닦았다. 2010년에는 일진라이프사이언스라는 신약 개발 계열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2011년 캐나다 제약회사 아이소테크니카에 2800만달러(약 3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일진라이프사이언스 대표이사는 허진규 회장이 직접 맡고 있다. 2014년 국내 최초 고강도집속초음파치료기(HIFU)를 개발하는 등 난치병 환자를 위한 초음파 치료기와 바이오·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특별강연을 한 김도연 포항공대 총장은 “고령화 시대에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 규모를 합친 것보다 큰 의약품 시장에 우리나라가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지만 불가능에 도전하는 일진이 앞선다면 가능할 것”면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를 맞아 중요해지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일진이 잘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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