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30일 한 달여 일정으로 문을 열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신경전이 시작된 가운데 최근 정부가 내세운 규제개혁을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연말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을 강조했다. 국회도 여야 할 것 없이 규제개혁 입법에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과 야당은 큰 틀에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이견 차가 크다. 2월 임시국회에서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월 28일까지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규제샌드박스 관련 4개 입법을 추진한다. 문 대통령 발언에 발맞춰 정부가 진행하는 규제샌드박스를 지원한다.
규제샌드박스는 특정업종에 대해 일괄적으로 규제를 완화한다. 여당은 임시국회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정보통신융합법 △핀테크 분야 금융혁신지원법 △산업융합 분야 산업융합 촉진법 △지역 혁신성장 관련 지역특구법 등 4개 입법을 타진한다.
ICT 정보통신융합법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이 발의했다. 나머지 3개 법안은 당 차원에서 조속히 발의할 계획이다. 여당 관계자는 "2월 임시국회에서는 우선적으로 규제샌드박스 4법 처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여당은 규제샌드박스 4법 처리가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도 임시국회에서 규제개혁 법안 처리를 당론으로 정했다. 두 야당은 지난 12월 정기국회에서도 규제개혁 입법을 추진했다.
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규제개혁 입법은 규제개혁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크게 두 가지다.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에 전략 산업을 지정한다. 규제를 대거 풀고 정부 지원을 강화해 특화된 산업을 키운다.
△해양관광, 사물인터넷(IoT) 융합 도시기반서비스(부산) △자율주행자동차, IoT 기반 건강산업(대구) △친환경자동차-수소융합스테이션, 에너지산업-전력변화 및 저장(광주) △첨단센서, 유전자의학(대전) △친환경자동차-부생수소 활용, 3D 프린팅(울산) △에너지 IoT(세종) △스마트기기, 타이타늄(경북) △지능형기계, 항공산업-항공부품인증(경남) △탄소산업, 농생명(전북) △에너지산업-전력SI 화학소재, 드론(전남) △바이오의약, 화장품(충북) △태양광, 수소연료전지 및 자동차부품(충남) △스마트 헬스케어, 관광(강원) △스마트관광, 전기차인프라(제주) 등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의료를 포함한 관광과 금융 등 서비스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법안이다. 자금과 인력, 기술, 창업 분야에서 지원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위해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규제개혁 법안을 두고 여야 간 의견은 다르다. 여당은 야당이 추진하는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해 의료와 환경, 교육 등 분야에서 공공목적의 규제를 풀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 공공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대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선 의료민영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동의하지 않는다.
야당도 여당의 규제개혁 추진 방식에 반대 의견이 뚜렷하다.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경제 활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요하지만 여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가 지연됐던 '서비스산업 발전법'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임시국회에서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여야가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 경제 발전에 주안점을 두고 규제개혁 방안을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대학원장은 “여야가 각기 주장하는 규제개혁 관련 법안은 기본적으로 국가경제와 민생안정을 위한다는 목표가 같다”면서도 “여야 경쟁구도가 심화돼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박 원장은 “여야가 정쟁을 떠나 법안 심사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