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 이어 폭스바겐도 '인간가스실험' 발뺌…현지 언론 "폭스바겐, 실험 알고있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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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인간과 원숭이 대상 배기가스 흡입 실험에 대해 잇따라 발뺌하는 모양새다. 이들 업체가 지원한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의 독자적인 실험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폭스바겐(VW) 최고경영자 마티아스 뮐러는 “(배기가스 흡입 실험 관련)보도를 접하고 놀랐다”면서 “EUGT가 사용한 방법은 비윤리적이고 혐오스럽다”고 반응했다.

그는 “폭스바겐이 EUGT의 후원자 중의 하나로서 이 문제에 연루된 것이 유감스럽다”면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여전히 길고 긴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껴야 했다”고 말했다. 뮐러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필요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폭스바겐은 이날 인간과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파문에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EUGT 연구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전날 회사 차원에서 EUGT 연구 결과가 이사회에서 결코 논의된 적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일간 빌트는 폴크스바겐 내부 이메일을 근거로 몇몇 고위급 관계자가 연구를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임러도 전날 이번 연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임러는 성명에서 “해당 실험을 강력히 비판한다. 연구 방법론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다임러 가치와 윤리적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다임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체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폭스바겐과 다임러, BMW가 후원해온 EUGT는 아헨공대 연구소에 의뢰해 4주 간 '건강하고 젊은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1주 1회, 3시간씩 다양한 농도로 질소산화물을 흡입한 뒤 건강을 점검하는 실험을 했다. EUGT는 실험 결과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EUCT는 2014년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민간 의학연구소 LRRI에 의뢰해 원숭이 10마리를 가둬 놓고 하루 4시간씩 자동차 배출가스를 맡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