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호황 여파로 '세미콘코리아 2018' 전시회에 역대 최다 관람객이 몰렸다. 첨단 반도체 장비와 재료 기술을 확인하러 온 관람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세미콘코리아를 개최한 한국SEMI의 조현대 대표는 “개막 첫날에만 1만7000명이 전시장 출입을 위해 배지를 수령해갔다”면서 “이는 역대 최고 수치로 전체 전시기간 참관객도 예년 수준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특히 국내 반도체 생산 업체 부서별로 많은 이들이 세미콘코리아에 왔다 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전시에 참여한 주요 업체는 저마다 새롭게 개발한 신장비, 신기술을 알리며 고객사 잡기에 나섰다.
국내 최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세메스는 이번 세미콘코리아에서 최근 국산화에 성공한 자동화 핵심 장비인 OHT(OverHead Transport)를 집중 조명했다. OHT는 반도체 웨이퍼가 담긴 통(FOUP)을 자동 운반하는 시스템이다. 공장 천장에 설치된 고정 레일을 따라 웨이퍼 풉을 각 공정 장비로 옮겨준다. 그간 일본 업체로부터 전량 수입해 사용해 왔다. 평택 삼성 반도체 라인에 세메스가 국산화한 OHT가 적용됐다.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주성엔지니어링 같은 국내 대표 반도체 장비 업체는 기술 수준을 높이고 각 특화 공정에 적용되는 증착 장비를 선보였다. 특히 유진테크는 최근 인수를 완료한 독일 엑시트론의 미국 원자층증착(ALD) 사업 법인의 기술 자산을 강조했다.
케이씨텍도 화학기계연마(CMP) 장비와 슬러리 등을 선보이며 고객사 잡기에 나섰고 토종 업체인 넥스틴은 2D, 3D 웨이퍼 패턴 결함 검사 장비를 조명하며 외산 KLA-텐코보다 자사 기술이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인텍플러스는 패키지용 2D, 3D 검사 기술과 장비를 소개했다. 세계 유일 반도체 패키지 6면 검사 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해당 장비는 3D 카메라 렌즈 모듈, 지문인식 센서, 자동차 전장용 패키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테스트 장비 분야에선 일본 아드반테스트가 메모리 테스트 분야 1위 경쟁력을 강조한 가운데 국내 유니테스트, 와이아이케이, 엑시콘 같은 토종 업체가 저마다 성능을 끌어올린 신규 테스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내쇼날인스트루먼트(NI) 같은 계측기 전문 회사도 새로운 형태의 칩 테스터 모듈을 선보이고 전통 테스트 장비 시장에 진입할 채비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SML, 도쿄일렉트론 같은 해외 유력 장비 업체도 세미콘코리아에 전시부스를 차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고객사 주요 엔지니어를 맞이했다. ASML코리아 관계자는 “극자외선(EUV) 장비에 관한 정보 등은 이미 본사가 발표한 내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위한 신규 발표 내용은 없다”면서 “고객사 엔지니어 등과 직접 만나 보다 면밀하게 기술을 알리기 위해 세미콘코리아에 부스를 차렸다”고 설명했다.
재료 분야 전시도 줄을 이었다. 동진쎄미켐은 3D 낸드플래시 생산에 특화된 포토레지스트(PR, 감광제)를 홍보했고, SK머티리얼즈 자회사 SK트리켐과 메카로, 유피케미칼 등이 반도체 생산용 전구체(프리커서) 기술력을 과시했다. 원익머트리얼즈, 버슘머트리얼즈, 린데코리아 등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가스 전문 공급업체도 세미콘코리아에 전시관을 차렸다.
홍상진 명지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경기가 좋은 덕인지 예년보다 참관객이 부쩍 늘어난 것 같고 전시 참가 업체 전반 분위기도 여유로워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