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대리점을 상대로 '자동차부품 밀어내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모비스가 자동차부품 대리점에 부품 구입을 강제한 행위를 적발해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임원 2명(전 대표이사, 전 부품영업본부장)과 법인을 고발한다고 8일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매년 사업계획 마련 때 지역영업부·부품사업소가 제출한 매출목표 합계보다 3.0~4.0%P 초과하는 수준으로 매출 목표를 할당했다. 현대모비스는 매일 지역영업부·부품사업소 매출 실적을 관리하고, 부품사업소는 대리점 매출 실적을 관리했다.
지역영업부·부품사업소는 매출 목표 미달이 예상될 때 대리점에 협의매출, 임의매출 등 명목으로 자동차 부품 구입을 요구하거나 일방적으로 할당했다. 부품사업소 직원은 직접 전산시스템의 수작업 코드를 활용·입력해 자동차 부품을 대리점에 판매조치 했다.
현대모비스는 대리점의 피해를 알면서도 밀어내기를 지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모비스는 그룹감사(2010년, 2012년), 대리점협의회 간담회(2012년), 자체 시장분석 등에서 밀어내기 원인과 이에 따른 대리점 피해를 인지하고 있었다. 당시 대표이사, 부품영업본부장(부사장)은 그룹감사 결과 밀어내기가 전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과도한 사업목표 설정이 원이이라는 점도 인지하고 있었다.
신영호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대리점 대표들은 현대모비스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여러 차례 밀어내기 행위 시정을 요구했다”며 “현대모비스 지역영업부인 영남영업부도 자체 시장상황을 분석하면서 밀어내기로 인한 대리점 불만이 상당함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런 현대모비스 행위가 공정거래법으로 금지된 '구입강제'로 판단, 밀어내기 금지 명령을 내리고 대리점에 법 위반 사실을 통지하도록 했다. 법인과 함께 전 대표이사, 전 부품영업본부장(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신영호 국장은 “현대모비스는 작년 10월부터 대리점 전산사용료를 지원하기 시작했다”며 “이달에는 대리점의 담보부담 완화를 위해 신용보증기금 보증수수료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