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주요 부품 가격이 폭등했지만 데스크탑 완제품 가격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완성업체가 주요 부품을 미리 확보해 부품값 상승 영향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26일 다나와에 따르면 엔비디아 지포스 GTX1060 6GB(갤럭시 지포스 GTX1060 OC D5 6GB) 단품 기준 지난해 6월 28만원대였던 시세는 현재 오픈마켓 기준 49만원대로 폭등했다. GTX1060 제품군은 메인스트림급 성능으로 고사양 게이밍 PC에 주로 쓰인다.
그래픽카드 가격이 폭등한 배경으로는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고사양 그래픽카드 수요 급증이 꼽힌다. 이 때문에 조립PC 시장에서 그래픽카드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심각한 공급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여기에 배틀그라운드처럼 고성능 컴퓨터 사양을 요구하는 인기 게임이 등장하면서 고성능 그래픽카드 수요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컴퓨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D램 메모리도 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으로 지난해 3월 5만8000원대(삼성전자 DDR4 8G PC4-19200 기준)에서 현재 8만~9만원대로 상승했다.
그러나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데스크탑 완제품 시장은 고요하다. 오히려 제품 출시 기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다.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데스크탑 완제품 중 레노버 LEGION Y520T-25IKL 90H70074KR는 136만원(지난해 9월)에서 지난달 기준 129만원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데스크탑 Pro DM700T6A-A90 제품은 같은 기간 197만원에서 지난달 기준 188만원으로 하락했다. DELL 인스피론 5675-N932I5675105KR은 154만원으로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했다.
이는 완제품 제조사가 주요 부품을 사전 확보하면서 가격상승 여파를 최소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주요 제조사에서는 소수 게이밍 모델을 제외한 대부분 제품에 별도 그래픽카드를 탑재하지 않아 부품가격 폭등에서 빗나간 모습이다.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탑재했더라도 대부분 큰 가격 변동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완제품 제조사에선 시장에서 즉각 부품을 수급해 제조하기보다는 이미 부품을 확보해 부품 시장과 같은 큰 등락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고사양 게이밍 PC 시장은 '가성비'를 앞세운 조립 PC시장이 주도하고 있고, 완제품 기업은 주로 소상공인과 공공기관 위주로 판매해 컴퓨터 라인업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6GB 이상 고사양 VGA를 탑재한 데스크탑 완제품 시세(단위 : 만원)>,자료 : 다나와>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