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중국 기술 기업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 벤처캐피털(VC),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현지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유럽을 넘어 중국으로 벤처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VC 차이나마테리알리아(CM),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중국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조성에는 삼성전자와 GE를 비롯해 사빅(SABIC), 바스프(BASF),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참여했다. 삼성전자와 GE·사빅은 1차 펀드부터 참여했고, 올해 초 마무리한 2차 조성에 바스프와 BAT가 추가로 들어왔다. 중국 정부 투자기관인 린강그룹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의 총 규모는 4억위안(약 680억원)이다. 소재와 디지털 제조 분야 기업에 집중한다.
펀드는 이달 초 베이징에 있는 탄화규소(SiC) 전력 반도체 개발 기업 글로벌파워테크놀로지스(GPT)에 투자했다. GPT는 중국 3세대 반도체 선도 기업으로 꼽히며, SiC 집적회로(IC) 생산 라인도 갖췄다. 이번 투자는 재정 투자를 넘어 펀드에 참여하는 삼성전자, GE 등과 기술 협력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벤처펀드를 조성한 것은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취해졌다. 그동안 투자를 집중해 온 미국과 유럽을 넘어 새로운 기술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기술 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외국 유학을 거친 인재가 중국으로 돌아와 창업하는 사례도 늘면서 기술력이 급격히 상승했다. 이에 따라 펀드를 통한 투자로 중국 기술 선도 기업과 협력 및 연계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CM 펀드 참여는)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진행한 것”이라면서 “소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글로벌전략혁신센터(SSIC)를 통해 실리콘밸리 기업 투자를 확대해 왔다. 그동안 삼성페이에 핵심 기술을 제공한 루프페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보유한 스마트싱스,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비브랩스 등을 인수해 삼성전자 핵심 기술로 발전시켰다. 투자를 통한 기술 협력도 활발히 진행했다.
다른 투자 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넥스트는 한국, 미국(실리콘밸리, 샌프란시스코, 뉴욕), 독일, 이스라엘에 사무소를 두고 각 지역 중심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