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 장기 방안과 관련해 '의미 있는 신차 배정'과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우선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앞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한국지엠 정상화 협의에서 “산업부는 군산공장이 활발하게 가동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산업 정책 측면에서는 공장이 되살아나기 위해 어떤 모델을, 어느 정도 물량으로 생산하느냐를 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는 정부가 GM 측에 경영 정상화 지원 여부 검토를 위해 제시한 3대 원칙 가운데 '생존 가능한 경영 정상화 장기 방안 마련'과 관련해 의미 있는 신차 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GM 측에서) 제시하는 신차 모델과 성격을 보면 얼마나 장기간 생산할 수 있을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면서 “(GM이 요구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른 외투기업 지원 요건도 생각보다 쉽지 않으며, 신차 배정이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차원에서 GM 계획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GM 측에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주주·채권자·노조 등 모든 이해 관계자의 고통 분담도 주요 원칙으로 제시했다.
산업부는 협상 과정에서 노사 관계 등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도 면밀히 고민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지엠 공장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어떻게 상생하면서 비용을 줄이는 체제로 갈 것인가도 중요하다”면서 “우리나라는 완성차부터 부품까지 서플라이체인이 강하고 연구개발(R&D) 능력도 갖추고 있는데 이 부분도 주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추가 비용 최소화를 위한 재무 구조 협상 등은 산업은행이 주로 하되 산업 정책 측면에서 산업부 입장을 반영시키겠다는 의미다. 한국지엠 사태가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지난주 논란이 된 주무 부처 및 컨트롤타워 혼선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지엠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주무 부처 개념이 없다. 기획재정부, 산업부, 산업은행 등 정부 부처가 공동 대응하는 체계”라면서 “다만 업무는 함께하되 대외 소통 창구는 산업부가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은 지난주 산업부 등 관계 부처와 연쇄 면담을 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공식 채널을 통해 경영 정상화 방안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한국지엠 경영 상황 판단을 위한 산은과 GM 간 재무 실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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