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간 뇌처럼 연산과 저장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광 시냅스 모방 소자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신경 모방 광 컴퓨팅 기술의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그래핀과 광통신 기술을 접목시킨 '광 시냅스 모방 소자 핵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사이의 접합부로, 외부의 자극 정보를 전달하고 기억에 관여한다. 전달한 자극 정보를 유지하고 축적, 기억으로 남긴다. 수많은 시냅스에서 기억을 끄집어내거나 활용하면 생각(계산)이 가능해진다. 저장과 계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모방한 시냅스 모방 소자 역시 저장과 연산을 동시에 해낸다. 저장부 및 연산기가 분리된 기존 컴퓨터 소자와 달리 저장, 계산, 전송에 신속성을 더한다.
연구팀은 광학 기술을 적용한 '광저항성 메모리'로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에는 전기회로로 소자를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됐지만 간섭 현상으로 집적도를 높이기 어려웠다.
핵심 소자 구현 원리로 '이력현상'을 활용했다. 이력현상은 물체가 성질 변화를 겪은 후에도 본래 성질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현상이다. 이온젤 결합 그래핀에 광신호를 가하면 이력현상으로 신호가 끊겨도 그래핀 표면에 일정 시간 출력 내용이 남도록 했다. 출력 세기를 높이는 이온젤을 그래핀에 얹어서 정보 유지를 도왔다.

이렇게 만든 소자는 시냅스와 마찬가지로 여러 소자 내 정보를 인식, 계산에 활용할 수 있다. 빛의 다양한 파장을 사용, 동시 다발 연산이 가능하다. 채널 간 간섭이 없고, 소비 전력이 낮다. 높은 집적도로 빠른 동작 반응 속도를 제공한다. 앞으로 수백 나노미터(㎚) 수준으로 개발, 칩 형태로 개발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광 시냅스 컴퓨팅, 신경 모방 광컴퓨팅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턴 인식, 음성 인식을 비롯한 첨단 기술의 기술 진보를 견인한다. 연구팀의 최종 목표는 스스로 생각하는 칩이다.
김승환 바이오의료 IT연구본부장은 “앞으로 광 시냅스 모방 소자를 기존의 초고속 광통신 기술에 접목시키겠다”면서 “이를 통해 뇌 기능을 광학 기술로 모방하는 신경 모방 광컴퓨팅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