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디스플레이 상단부에 움푹 파인 이른바 '노치(Notch) 디자인'을 없앤다. 그동안 3차원(3D) 센서와 카메라 모듈을 탑재하면서 전면 풀 스크린 구현이 어려운 점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올해 새 스마트폰에 애플을 모방, 노치 디자인을 잇달아 적용한 것과 달리 애플이 또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노치 디자인이 없는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 새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이며, 2019년에 내놓을 신형 아이폰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2019년 모델부터 현재의 노치 디자인을 없애기로 하고 관련 부품업계와 기술 부분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아이폰에 더 완벽한 풀 스크린을 구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크기, 해상도, 모양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사양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개발 방향을 토대로 추정하면 아이폰 전면을 가득 채우는 직사각형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노치 영역을 없애는, 즉 스마트폰 전면을 디스플레이로 가득 채우게 되면 수화부나 전면 카메라 등을 배치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 애플은 2019년형 아이폰에도 얼굴 인식 기술인 '페이스ID'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애플이 어떻게 풀 스크린과 동시에 수화부, 전면 카메라, 페이스ID 등을 배치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디스플레이 업계 일각에서는 애플이 OLED 패널에 구멍을 뚫거나 디스플레이 내 블랙매트릭스(BM) 영역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전면 전체를 OLED 화면으로 채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이폰 전면을 100% 디스플레이로 구현하는 디자인은 애플이 추구해 온 방향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X(텐)을 출시하면서 “앞면 전체가 화면인 아이폰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늘 추구해 온 비전”이라고 소개했다.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과 반대로 노치 디자인을 속속 채택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대만 에이수스는 애플 아이폰X을 꼭 닮은 스마트폰(젠폰5)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전면을 채우면서 상단부가 움푹 파인 디스플레이를 적용, 일명 애플의 노치 디자인을 떠올리게 했다. MWC에서 이런 디자인을 선보인 건 에이수스 뿐만이 아니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심지어 LG전자도 유사한 디자인 제품을 준비했다.
애플은 올 가을 OLED 2종, 액정표시장치(LCD) 1종 총 3종의 신형 아이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OLED 모델은 5.85인치와 6.46인치다. LCD는 6.04인치로 알려졌다. 3종 모두 페이스ID를 장착하고, 노치 부분과 좌우 베젤이 전보다 소폭 축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