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기술력 차이 극복… 삼성 이미지센서 '날개'

소니는 디지털카메라 시절부터 현 스마트폰 시대에 이르기까지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1위 원동력은 바로 기술력이다. 이미지센서 기술 발전을 사실상 소니가 이끌어왔다.

대표 사례가 바로 후면조사(BSI:BackSide Illumination) 방식 기술 상용화다. BSI는 반도체 웨이퍼 후면을 가공해 센서를 뒤집은 형태로 만들어진다. 기존 전면조사(FSI:FrontSide Illumination) 방식과는 달리 금속 배선 층이 아래에 있어 빛 손실이 없다. 센서가 빛을 더 많이 받으면 보다 나은 사진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 이런 혁신 기술은 항상 소니가 경쟁 기업보다 한 발 앞서 내놓았다.

이 때문에 소니는 한때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애플 등에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공급을 독점했다. 1300만화소 제품이 대중화될 때까지 소니 독주가 이어졌다. 지금도 애플은 아이폰 전후 카메라 모듈에 소니 이미지센서만 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출하량에선 1위였지만 저화소 제품군이 중심이어서 매출액이 높지 않았다.

고부가 제품군에서 삼성전자가 성장을 가속화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4년부터다. 이 시기 삼성전자는 '아이소셀' 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기술은 BSI 기술을 기본으로 화소와 화소 사이에 절연부를 형성, 인접 화소를 격리시켜 빛이 새 나가는 현상을 크게 줄인다. 일반 BSI 센서보다 빛을 30% 더 받을 수 있다. 애플과 함께 부품 공급사 선정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소니와 함께 자사 이미지센서를 대량으로 쓰기 시작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삼성전자가 지금 이미지센서 브랜드를 '아이소셀'로 지은 것은 이때의 성공 기억이 컸기 때문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화소 하나에 빛을 모으는 포토다이오드 두 개를 집적, 고속 자동초점(AF)을 가능케하는 듀얼 픽셀 기술, 촬영 환경에 따라 화소 수를 자동 조절해 어두운 곳에선 더 밝게, 밝은 곳에서는 더욱 선명하게 이미지를 촬영 할 수 있는 테트라셀 기술 등도 상용화했다. 화소 크기 1.0마이크로미터(㎛)의 기술 장벽을 처음 깬 회사도 삼성전자다. 화소 크기가 작을수록 빛을 더 원활하게 받을 수 있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밑에 로직 칩을 붙이고, 그 아래에 또 D램을 붙인 3단 적층 제품으로 업계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폰 초고속 촬영 시대를 여는 등 여전히 앞서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1년 만에 동등 성능 제품을 선보이며 빠른 속도로 소니를 뒤쫓고 있다.

업계에선 향후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이미지센서 기술로 유기 박막을 채택한 제품을 꼽는다. 실리콘 소재 기반 포토다이오드를 빛 흡수 능력이 높은 유기 박막으로 대체하면 보다 질 좋은 사진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센서 두께가 보다 얇아지고 모듈 소형화도 가능하다. 습기와 산소에 취약한 유기물을 안정적으로 보호하면서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이 기술을 먼저 개발해 상용화하는지에 따라 이미지센서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