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주년 맞은 'LG', 계열사 융합형 먹거리 발굴로 미래 연다

71주년 맞은 'LG', 계열사 융합형 먹거리 발굴로 미래 연다

71주년을 맞은 LG가 100년 기업 영속을 위해 융합형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낸다. 차세대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스마트시티 등 미래 사업을 위해 계열사 경쟁력을 결집해서 신시장을 개척한다.

LG그룹은 27일 창립 71주년을 맞았다. 연암 구인회 창업회장이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를 창업한 후 70년을 지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LG는 70년을 넘어 100년, 그 이상으로 영속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융합형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그룹은 혁신과 변화를 통해 영속하는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보호무역 강화,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 악화 가능성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렵지만 선제 변화를 통해 기회를 찾아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LG그룹이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것은 연구개발(R&D)을 통한 혁신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스마트시티를 미래 융합 사업으로 점찍고 계열사 역량을 모은다.

자동차부품 사업은 LG전자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하우시스 등이 협력하고 있다. 차세대 자동차부품 사업을 수직 계열화함으로써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성공 사례도 만들었다. 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모아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높은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EV'에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하고 있다. ㈜LG와 LG전자가 함께 글로벌 전장조명 기업 ZKW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생산부터 관리까지 토털 에너지 솔루션 확보에 나섰다. LG전자는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개발하고, LG화학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개발에 집중한다. LG CNS는 ESS 시스템통합(SI)과 태양광 발전소 구축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관리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주목 대상인 스마트시티 부문에서는 LG전자, LG CNS, LG 유플러스, LG 이노텍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기기·통신·부품·에너지솔루션 등 다양한 기술을 모아 토털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LG는 스마트시티에 필요한 요소 기술과 통합 플랫폼에서 강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LG가 추진하는 융합형 먹거리 발굴은 LG사이언스파크를 본격 가동하는 올해부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 최종 완공되면 2만명이 넘는 계열사 연구 인력이 집결한다. 한 곳에 모여 연구하면서 계열사 간 협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LG는 또 LG사이언스파크를 최첨단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으로 구축한다. 스마트시티 축소판으로 만들어서 자율 주행, 에너지 관리, 스마트시티 솔루션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고객 가치 창출의 원천인 R&D를 근본부터 혁신해야 한다”면서 “그룹 역량을 결집시킨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융·복합 기술을 남보다 먼저 개발해 사업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 부회장은 “미래 사업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은 지금부터 내외부 역량을 모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LG그룹은 기념행사 없이 조용한 창립기념일을 보냈다. LG그룹은 70주년인 지난해를 포함해 최근 창립기념일에 별도 행사를 열지 않고 사업에 집중해 왔다. 직원들은 창립기념일에 일하는 대신 4월 둘째 주 금요일에 일제히 휴무를 갖는다.

LG 관계자는 “기념행사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영속성을 위해 노력할 때”라면서 “직원 휴무는 매년 달라지는 기념일 대신 4월 둘째 주 금요일로 지정, 쉴 수 있도록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로 출발한 LG는 70년을 거치면서 연 매출 150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구인회 창업회장에서 구자경 명예회장을 거쳐 구본무 LG회장으로 이어 오면서 성장을 지속했다. 직원도 20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국내외 22만명이 넘는다. 사업 분야도 그룹의 모태가 된 화학을 비롯해 전자, 통신, 소재·부품 등으로 확장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