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중국과 관계 회복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급감했던 중국발 투자가 회복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가가 우리나라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이 49억3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1%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역대 1분기 기준으로 2014년(50억60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 투자가 전년보다 114.0% 증가한 1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인 반도체 소재와 자율주행차 부품 기업에 1억달러 이상 대규모 지분 투자가 이뤄지면서 증가세를 견인했다.
중국은 작년보다 541.5% 늘어난 1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발 투자는 외환 송금 규제 강화와 해외 투자 분야를 제한하는 '해외직접투자 지도 지침' 등 영향으로 지난해 크게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작년 12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교류가 회복하며 FDI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부동산 투자가 8억달러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고, 반도체·전자 부품과 태양광 분야에도 투자가 집중됐다.
미국발 투자는 작년보다 102.3% 증가한 7억4000만달러로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정보통신과 금융·보험 등 서비스 분야에 투자가 몰렸다.
이에 반해 일본발 투자는 9.6% 감소한 3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화학공학과 전기·전자 등 전통적인 투자 분야는 약세였다. 소비재와 정보통신, 금융 분야로 투자가 다변화했다.
투자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4차 산업혁명 관련 운송용 기계와 전기·전자 분야 합작투자가 늘면서 58.6% 증가한 1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디지털 경제 확산에 따라 IT플랫폼,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핀테크 등 다양한 신산업 서비스에 대한 투자로 18.6% 증가한 33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신규 법인을 설립하는 그린필드형 투자가 전방산업 수요 증가에 따른 공장 증설투자 등에 힘입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3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인수합병(M&A)형 투자는 대형 인수합병과 합작투자 증가로 전년보다 73.8% 증가한 13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장영진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1분기 외국인 투자 규모와 유치 가능 프로젝트를 고려할 때 상승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규모 감소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M&A 시장 위축 등의 불안 요인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한중 경제 교류 회복세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타결 가능성은 호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장 정책관은 “외국인 투자가 및 기업을 대상으로 소통 강화 활동을 지속해 4년 연속 외국인 투자 200억달러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도별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 추이(단위:억달러)]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