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특허괴물(Patent Troll), 이젠 생체인증 시장 '눈독'

특허전문회사(Patent Troll)가 생체인증 시장에 눈을 돌린다. 생체인식은 사람의 신체적, 행동적 특징을 자동화된 장치로 추출해 개인을 식별하거나 인증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여러 인증 기술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수백조원 황금시장으로 불린다.

자동차, 통신, 보안, 의료에서부터 기업 마케팅, 공공분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이번 삼성전자 대상으로 PACid가 소송을 건 또 하나의 이유다. 삼성페이를 비롯 세계로 확산일로인 간편결제는 물론, 송금 등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행정, 공공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로열티를 받아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있다.

한국도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와 관련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고 사실상 공인인증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이를 대체할 기술로 생체인증이 부상했고 해외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생체인식 기술의 시장 규모는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모바일 기기 상에서 지문 등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한 본인인증은 다양한 핀테크 산업으로 전이되면서 신시장을 만들고 있다.

그 표준규격으로 통칭되는게 국제생체표준으로 불리는 파이도다.

지난 11일 FIDO 얼라이언스와 국제 웹 표준화 단체(W3C)는 글로벌 협업을 통해 세계 인터넷 사용자가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온라인 인증 표준화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파이도 2.0 버전이 나온 것이다.

파이도 사용 확대는 특허전문기업 표적이 될 공산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모바일뿐 아니라 인터넷 환경에 적용되는 모든 생체인증 운용체계에 대해 특허 권리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모바일 중심에서 PC, 웹 환경까지 생체인증 규격이 확대되면서 특허 권리 침해를 주장하는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파이도 2.0 호환 OS제품을 발표했다.

MS는 윈도10 운용체계에 '윈도 헬로'라는 기기 로그인 방식을 도입했다. PC나 노트북에서 얼굴인식을 위한 적외선 카메라, 지문 센서를 탑재하면 생체인증으로 로그인한다.

파이도 1.0버전과 2.0 큰 차이점은 사용 환경이다. FIDO 1.0은 스마트폰 중심 모바일 호환에 초점을 뒀다. 파이도 2.0은 웹과 PC운용체계에서도 생체인증이 가능하다. 익스플로러, 크롬, 파이어폭스 등 다양한 웹 환경에서 생체인증 기술을 구현한다.

지난해 10월 레노버는 지문인식 가능 노트북 모델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자사 신형 노트북에 지문인식 기능을 넣었다.

삼성전자는 지문인식 센서를 키보드 속에 넣었으며 LG전자는 전원 버튼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했다.

이 모든 기기가 특허 침해 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허 보안 전문가는 “앞으로 생체인증 특허를 놓고 첨예한 소송전이 벌어질 요소가 많다”며 “국내 기업도 생체인증 특허를 확보하고 침해 여부에 대한 우회특허 등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