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선정한 '10대 인물'에 세계 유명 석학들과 함께 특별한 소녀가 포함돼 주목받았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앓고 있다가 새롭게 등장한 CAR-T 세포 치료를 받고 살아난 미국의 12세 기적 소녀 에밀리 화이트헤드가 그 주인공이다.
에밀리가 진단받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화학·방사선 치료를 받아도 1년 생존율이 30% 미만인 혈액암이다. 에밀리 또한 호스피스 입원을 권고 받았을 정도로 목숨이 위태로웠다. 그러나 2012년부터 CART-T 유전자 세포 치료를 시작한 뒤 단 몇 주 만에 호전됐다. 이후 매년 '○년째 완치 판정'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웃고 있는 사진을 온라인에 공유하며 수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에밀리가 시술받은 세포 치료는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항암 요법으로, 신체 내 면역 세포를 강화시켜서 암 세포만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건강한 사람 또는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세포를 추출·분리한 뒤 암세포를 찾아 파괴할 수 있는 유전자를 주입하고, 이를 증식시켜서 다시 환자에게 투여해 암 세포를 공격한다. 일단 치료제가 투입되면 몸속에 머물면서 증식해 지속적인 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CAR-T는 항암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례로 지난해 2건의 CAR-T 치료제를 승인했다.
시장조사기업 코히렌트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17년 7200만달러(약 78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CAR-T 치료제 시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53.9% 성장, 오는 2028년이면 83억달러(9조403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CAR-T 치료는 1회에 47만5000달러(5억3000만원)에 이르는 초고가임에도 우수한 효과가 입증되면서 세포치료제와 세포 배양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는 수많은 학계와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 발간하는 바이오인더스트리(BioINdustry)의 '글로벌 CAR-T Cell 치료제 시장 현황 및 전망 2'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2018년 현재 북아메리카와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CAR-T 세포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19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62.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2028년에는 유럽을 추월해 북아메리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항암 치료와 관련해 수술·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1세대, 암세포를 찾아 죽이는 표적 치료를 2세대로 본다. 세포 치료는 3세대를 여는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인식한다.
코닝은 고도화된 기술로 신약 개발 및 바이오 의약품 생산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성공적인 생물학적 치료법 개발의 기본 단계인 세포 배양은 매우 정밀하게 세포를 증식시킬 수 있는 혁신 용기, 특수 표면 기술, 배양액이 핵심 요소다. 세포 배양에 필요한 이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제공, 신약 개발 및 바이오 의약품 생산을 최적화한다.
앞으로 몇 년 후 세포 치료는 암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질병 치료법에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다른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난치암 치료 외에도 파킨슨병, 척추 손상, 당뇨병과 같은 퇴행성 질병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점도 세포치료법이 주목받는 이유다. 세포 치료가 궁극으로는 질병 치료법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김석우 한국코닝 생명공학사업부 이사 clskorea@c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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