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ZKW 1조 4000억에 인수…車 전장부품 사업 글로벌로 도약

ZKW 직원이 차세대 헤드램프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ZKW 직원이 차세대 헤드램프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LG전자가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 제조회사 ZKW를 인수한다. LG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LG가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는 미래 먹거리 사업인 자동차 전장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LG전자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ZKW 지분 70%를 7억7000만유로(약 1조10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G도 이 회사 지분 30%를 3억3000만유로(4332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총 인수 규모는 11억유로(1조4440억원)다.

ZKW 인수는 LG그룹 자동차부품 사업에 전기가 될 전망이다. 자동차부품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고객사 확보 효과도 예상된다. ZKW는 메르세데스-벤츠 외에도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포드 등 자동차 제조사와 오랜 신뢰 관계를 유지했다.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는 자동차부품 사업 성장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ZKW를 인수하면 신성장 동력 확보 효과, 종전 VC 사업과 스마트홈 시너지 확대, 그룹 내 전장 사업 추진 가속화 및 시너지 효과 증대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인수하는 ZKW 본사 사옥 전경
LG전자가 인수하는 ZKW 본사 사옥 전경

ZKW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보유했다.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공급하며 생산량 기준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 톱5로 꼽힌다. 2010년 매출액 2억8000만유로에서 지난해는 매출액이 12억유로까지 늘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성장했다.

LG전자는 ZKW 인수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 티어1(Tier 1) 기업 입지를 더욱 굳힌다. 그동안 △인포테인먼트 기기 △전기차 솔루션 △안전과 편의장치 3개 분야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VC사업본부는 지난해 전년 대비 26% 증가한 3조4891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용 조명 시장은 지난해 245억달러(약 28조원) 규모에서 2020년 290억달러(3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헤드램프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07억달러(24조원)로 전체 자동차용 조명 시장의 70%가 넘으며, 2020년까지 연평균 5%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LG전자는 단순 조명 기능을 넘어 자율주행 카메라를 비롯한 센서 및 차량용 통신으로부터 받은 정보나 경고를 고해상도로 노면에 표시하는 인텔리전트 라이팅 솔루션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LG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 성장 동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면서 “LG전자의 앞선 IT 기술과 ZKW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술을 결합해 자동차용 라이팅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