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메리츠금융, 유진과 함께 넷마블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신규 지정했다.
공정위 집계 결과 넷마블 자산총액은 2018년 기준 5조7000억원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약 2조7000억원 규모 자금이 유입되며 자산총액이 처음 5조원을 넘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총수로 지정됐다.
이로써 대기업 대열에 진입한 신생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총 4개(카카오, 네이버, 넥슨, 넷마블)로 늘었다. 카카오가 2016년 가장 먼저 대기업 대열에 들어섰고, 지난해 네이버와 넥슨이 합류했다.
4개 기업의 대기업 진입은 벤처 출신 ICT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기업으로 인정받으며 각종 의무를 짊어지게 돼 관련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과거 부정적 이미지의 '재벌'과는 태생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되면 계열사에 대해 각종 공시·신고 의무가 부여된다. 기업집단 현황 공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비상장회사의 중요사항 공시, 주식소유현황 신고 등이다. 이와 함께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1990년대 경제 발전 과정에서 마련한 대기업 규제가 아직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특히 신생 ICT 기업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어떤 기업이든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미 대기업에 진입해 관련 규제를 적용받는 카카오, 네이버 등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공정위 집계 결과 카카오 자산총액은 지난해 6조8000억원에서 올해 8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네이버는 같은 기간 6조6000억원에서 7조1000억원, 넥슨은 5조5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되면 공시 의무, 사익 편취 규제를 받게 되는데 이는 정상적 사업 방해가 아니다”며 “시장의 감시 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