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3.5㎓ 대역 총량을 100㎒로 제한하자 SK텔레콤은 유감을, KT와 LG유플러스는 환영 입장을 드러냈다.
이통사는 상반된 입장과 별개로 치열한 경매전략 준비에 돌입했다. 차등 폭이 적어진 만큼 경우의 수가 제한돼 5G 첫 주파수 경매가 조기에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예상 시나리오는
이통사와 증권가 안팎에서는 과기정통부가 3.5㎓ 대역 총량제한을 100㎒ 폭으로 설정한 만큼 최종 낙찰액이 4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통 3사 기본 입찰 경우의 수는 100:90:90㎒ 또는 100:100:80㎒ 2개로 제한됐다. 이통 3사는 초반 100:100:100㎒ 최대블록 입찰로 탐색전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3사 가입자수에 따른 주파수 필요량 등을 고려할 때 경쟁 수요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통 3사는 무리한 경쟁 대신 2~3라운드에 필요한 주파수량을 입찰해 적정선에서 경매가 종료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통사는 5G 주파수 최저경매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우려를 드러낸 점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3.5㎓ 대역 최저경쟁가격은 2조6544억원이다. 정부는 직전 라운드의 최대 1% 입찰증분 이내에서 호가를 정해 라운드를 진행한다. 경매가 3~4라운드 정도 진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3.5㎓ 대역 최종 낙찰가는 3조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28㎓ 대역은 최저경쟁가격이 6216억원에서 시작한다. 시장 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도한 경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개 주파수 낙찰가액을 합해 4조원을 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관전포인트는
5G 주파수 경매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변수는 KT와 LG유플러스 간 경쟁에서 발생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수와 사업 전략을 고려할 때 100㎒ 폭을 확보할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는 예측이 쉽지 않다. 양사 모두 5G 시대 경쟁력 역전을 위해 100㎒ 폭을 노릴 것이다.
KT가 100㎒ 폭 확보를 목표로 하고 LG유플러스도 90㎒ 폭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는 경우에는 양사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통사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는 마지막 순간 최고경영자(CEO) 판단이 좌우한다”면서 “이제까지 경매가 예측한 대로 흘러가진 않았다”고 말했다.
유찰 여부도 주파수 경매 관전포인트다. 이통 3사가 3.5㎓ 대역 경매 1라운드에서 100:80:80㎒(총합 260㎒) 형태로 공급량에 부족하게 입찰을 하면 남은 20㎒ 폭은 유찰된다. 경매 라운드 진행 중에 특정 이통사가 급격하게 할당폭을 낮춰 유찰이 발생할 경우에는 재입찰 기회를 준다.
경매 중간에 이통사가 포기를 선언할 경우에도 남은 대역은 유찰된다. 그러나 5G 경쟁 출발선에서 스스로 경쟁에 뒤처지는 결정을 할 이통사가 나올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없다.
주파수 유찰 시 과기정통부는 새로운 할당계획을 수립, 향후 주파수 경매에 내놓는다. 하지만 주파수 경매 설계 부실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정부로서는 최악 시나리오다.
◇이통 3사는
이통 3사는 주파수 경매 전략 수립에 돌입했다. 이통사는 주파수 할당계획서를 작성해 내달 4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SK텔레콤은 “5G주파수 경매 계획이 통신서비스 고객의 최대 편익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점과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제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향후 주파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주파수 공급 계획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KT는 “3.5㎓ 대역은 새로 시작하는 5G의 유일한 전국망 주파수로 공정경쟁을 위해 사업자 간 보유량 격차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면서 “세계 최초 5G 상용서비스를 위해 앞으로 이번 5G 주파수 할당 경매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최적의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한편 최고의 5G 서비스 제공을 통해 글로벌 통신시장을 선도하는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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