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구본무 LG그룹 회장 타계 소식을 전하며 구 회장이 LG그룹 성장에 크게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그룹을 전자·화학·통신 등 첨단기술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강조했다. 재벌 그룹 가운데 선도적으로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한 점도 부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구 회장이 리더십을 바탕으로 LG그룹을 한 단계 성장시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등 신사업에 진출해 매출과 고용을 모두 크게 늘렸다는 것이다. 한국 재벌 기업 중 처음으로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구 회장 리더십 하에 LG그룹은 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등 사업 분야로 진출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했다”면서 “LG화학은 포드와 르노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선도적인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로 성장했고 LG전자는 2015년 제너럴 모터스와 전기 자동차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LG그룹은 GS그룹·LS그룹과 분리했음에도 구 회장 재임 23년 동안 매출이 5배 이상 증가, 직원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지디넷은 구 회장이 연구개발(R&D) 중요성을 절감, 장기 투자로 LG그룹을 강력한 기술 기업으로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통해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을 각 분야 세계 최대 공급업체로 성장시켰다고 전했다. 재임 기간 LG유플러스를 통해 통신사업을 시작, 4세대통신(LTE) 선두주자로 키워낸 점도 부각했다.
지디넷은 “구 회장은 LG그룹을 세계적인 기술 강자로 변화시킨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재임 기간 그룹 매출은 30조원에서 160조원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지디넷은 “구 회장은 R&D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술 개발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구 회장 재임 시 진행된 그룹 재편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구 회장은 1995년 럭키금성그룹을 LG그룹으로 바꾸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로이터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을 핵심 계열사로 소개했다. LG그룹이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 소유구조를 간소화하고 투명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국내 기업분석가 견해를 인용해 “구 회장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타계했지만 아들이 이미 고위직에 있었고 지배구조나 전략 결정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