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기존 부품 중심(HW)에서 소프트웨어(HW) 중심으로 사업과 연구인력을 강화해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시대에 대응에 나선다.

현대모비스(대표 임영득)는 경기도 용인시 기술연구소에 총 14억원을 들여 400여 명의 연구원들이 SW 직무교육을 동시에 이수할 수 있는 '모비스 소프트웨어(SW) 아카데미'를 구축했다고 10일 밝혔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시대에 SW 비중이 커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모비스 SW 아카데미 가장 큰 특징은 센서와 로직(인지·판단·제어) 등 자율주행에 특화된 융합SW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빅데이터 활용, 영상인식, 센서제어를 비롯해 통신기술 과정이 포함된다.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은 코딩이나 알고리즘을 설계한다. 또 자율주행차가 작동하는 원리를 비롯한 기계구조학도 학습한다.
현대모비스는 SW 관련 연구개발 인력도 대폭 충원한다. 현재 800여 명 수준인 국내 기술연구소의 SW 설계인원을 오는 2025년까지 약 4000명으로 5배 이상 확충할 방침이다. 또 SW 아카데미를 통해 전 연구원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는 고급 SW 설계인력으로 육성한다.
현대모비스는 인도연구소와 베트남 분소를 SW 전문 글로벌 연구 거점으로 확대·운영한다. 설립 11년째인 인도연구소는 멀티미디어 제품 SW 설계업무에서 자율주행 SW 개발로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인 '엠빌리(M. Billy)'가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도 현지 도로 환경을 반영한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올해 내에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 베트남 호치민에 현지업체와 합작으로 자율주행 데이터 분석센터를 개소했다. 베트남 분소는 엠빌리가 실제 도로를 누비며 촬영한 데이터를 자동차·보행자·시설물 등으로 분류한다. 현지 정부가 'SW 특구'를 조성할 만큼 연구 여건도 훌륭하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자동차 한 대에 SW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에서 3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탑승객의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안성·신뢰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최근 북미에서 자율주행 차량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자율주행의 안전성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자율주행차의 센서가 인지한 데이터를 정확히 분류하고 분석해야만 차량 제어를 위한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대모비스도 내년 말까지 엠빌리 20대를 세계에서 운영하며 글로벌 환경에서 다양한 실제 도로 운행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최근 독일 콘티넨탈에서 SW 플랫폼 개발과 사이버 보안센터를 총괄한 칼스텐 바이스 박사를 상무로 영입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