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국내 통신장비업체 KMW와 5세대(5G)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를 공동 개발했다. 노키아와 KMW는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등 5G 상용화를 준비하는 국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통신장비 부품 조달을 위해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사가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한 사례는 있지만 초기 설계부터 제품 생산, 공급까지 공동 사업을 추진한 건 이번이 최초다.
노키아와 KMW는 5G 기지국 핵심 장비 '대용량 다중입출력 장치'를 공동 개발했다. 상용화 단계인 2세대 모델로, 노키아코리아 연구개발(R&D) 조직 'ATC'와 KMW가 2년여에 걸쳐 개발했다.
노키아가 빔포밍과 다중사용자입출력 등 5G 기술을 제공하고 KMW가 안테나, 필터 등 무선통신(RF) 기기 개발·생산을 맡았다.
노키아와 KMW는 국내 이통사에 우선 공급한다. 공급뿐만 아니라 국내 5G 시장에 최적화된 장비 구축, 유지보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통합(NI)과 사후서비스 분야까지 협업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도 공동 진출한다. 노키아가 KMW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맡겨서 글로벌 5G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5G 상용화에 착수한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주요 타깃이다.
노키아와 KMW 협업은 국내 5G 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구축을 위한 포석이다. 노키아는 중소기업과 협력으로 국내 5G 시장 맞춤형 사업 전략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중시하고 있는 국산 장비 도입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MW는 노키아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 통신장비 수출 기반을 확보했다.
김한석 KMW 부사장은 “이통사에 공동 개발한 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라면서 “해외는 국내 5G와 동일한 주파수로 망 구축을 준비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우선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키아는 KMW 외에도 5G 소프트웨어(SW) 개발 업체 등을 추가 발굴, '한국형 5G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준성 노키아코리아 상무는 “경쟁력 있는 5G 기업을 지속 발굴해서 윈윈할 수 있는 상생 구조를 일궈 내겠다”고 밝혔다.
노키아가 국내 업체와 협업 전략으로 5G 시장 승부수를 던진 만큼 경쟁사도 통신장비 공급 전략의 차별화 요구에 직면한 것으로 예상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