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수준 높은 콘텐츠, 이제는 공유할 방법 고민할 때”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개별 문화사업 콘텐츠는 퀼리티가 뛰어나다. 문제는 이런 콘텐츠가 폭넓은 공유 없이 일회성으로 소모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지지씨'를 만들게 됐다.”

경기문화재단이 '한국형 유튜브'를 표방한 '지지씨'를 구축했다. 영상을 포함한 문화 콘텐츠를 누구나 공유하기 쉽게 온라인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수준 높은 경기문화재단 문화사업을 비롯해 거리공연(버스킹)과 그라피티 등 아마추어 문화예술인 활동까지 모두 담아낸다. 일방적인 콘텐츠 업로드가 아닌 이용자와 양방향으로 소통한다. 이용자는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콘텐츠를 다른 이용자에게 공유할 수 있다.

지지씨를 구축한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한국형 유튜브'라는 표현에 손사래를 쳤다.

설 대표는 “한국형 유튜브는 좀 거창하기도 하도 또 영상 한쪽에만 치우친 경향이 있는 표현”이라며 “영상을 포함한 문화 콘텐츠를 누구나 공유하기 쉽게 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지난 1년간 준비를 끝으로 올 2월 정식 오픈한 지지씨는 생활문화 확산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설 대표는 “문화는 거창하지 않다. 일상 속에서 매일 매일 만나는 것이 문화”라고 견해를 밝혔다. 아침에 일어나 어떤 옷을 입는지, 끼니마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 오후 미팅을 어떤 분위기에서 진행하고 무슨 차를 마실 건지,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어디로 나들이를 떠날지 생각하는 것 모두 '문화'라고 했다.

미국 벨로이트대를 졸업하고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미술석사 학위를 받은 설 대표는 그동안 회화와 드로잉,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활발한 작품 활동해 왔다.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취임 전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한국예술영재연구원장직 등을 맡으며 꾸준히 제자 양성에 힘써왔다.

그랬던 그가 콘텐츠 공유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단순했다. 수준 높은 경기문화재단의 문화 콘텐츠를 소수만 영위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설 대표는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경기문화재단 사업의 우수성과 일회성, 역설적이게도 이 두 가지의 상반된 요인이 문화채널 구축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채널 이름에 대한 뒷얘기도 소개했다. 설 대표는 “이름은 '지지씨'고, 영문으로 'ggc'라고 쓰는데, 사실 경기문화(gyeonggi culture)의 이니셜을 따서 지은 것”이라며 “우리가 사람을 '아무개씨'라고 부르는 것처럼 가까운 친구 이름을 부르듯 지지씨를 불러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로 서비스되는 지지씨에는 어느덧 700여개의 문화 콘텐츠가 올려졌다. 40여개 문화 생산자 그룹이 각자의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경기문화재단 자체 기획 콘텐츠는 물론 경기도 내 기초단체 문화재단과 박물관, 미술관들이 각자 계정으로 활동한다.

설 대표는 “아직 채널 사용자를 위한 본격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 누적 콘텐츠가 1000개 정도 되면 이제 좀 대대적으로 알려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사용자 확산과 더불어 개별 문화생산자가 지지씨와 함께할 수 있도록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경기문화재단은 지지씨 운영을 위한 조직 정비와 지원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사용자가 콘텐츠에 접근하기 용이하도록 기획 역량과 기본적인 전산관리 업무 역량도 강화한다. 1200만 경기도민을 비롯한 전 국민이 직접 일상 속에서 자신의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지지씨 플랫폼에 이를 공유하는 일을 기대하고 있다.

설 대표는 “앞서 말했듯 콘텐츠 질을 상당하다. 시스템을 더욱 풍성하고 견고하게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설 대표는 생산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유용한 도구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뮤지엄 서비스 시스템 개선과 스마트 콘텐츠 서비스 영역 구축, 고객 관리 시스템인 CRM 구축 완료를 일컫는다. 이들 전반을 활용하는 문화콘텐츠 플랫폼이 지지씨라고 밝혔다.

경기문화재단은 올 하반기 경영시스템 개선을 위한 성과관리시스템(PMS)을 구축할 예정이다.

설 대표는 “시스템 개발이 모두 완료되고 업무화돼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경기문화재단은 물론 경기도의 문화 활동 영역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빅테이터 사업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