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미-중 악화시 중국 내 美기업들 '보이콧' 등 피해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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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분쟁이 악화할 경우 중국 내 민족주의를 촉발해 앞서 한국의 경우처럼 중국 투자 미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GM과 나이키, 스타벅스, 포드 등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지난 40년간 중국 투자를 통해 현재 미국의 중국 수출을 능가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750억달러(약 400조원) 수준이지만 2015년 미국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 현지업체 매출은 2219억달러(약 23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수출은 1300억달러로 결국 중국 내 미국 투자 업체들이 이를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홍콩의 자산운용사 애버딘 스탠더드 투자의 이코노미스트 알렉스 울프는 FT에 미국 투자기업들의 매출이 양국 간 무역수지나 경상수지에 포함되지는 않으나 이른바 ' 광범위한 총체적 경제관계'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의 활동은 상대적으로 미미하고, 관련 통계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광의의 경제관계까지 고려한다면 미·중간 무역수지는 그렇게 불균형하지 않다는 평가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현재의 관세분쟁이 계속 악화할 경우 그 피해가 이들 중국 진출 미 기업들에 돌아갈 가능성을 지적했다. 앞서 한국 및 일본과의 정치적 마찰로 중국 소비자들이 양국 상품을 집단 보이콧한 사례를 거론했다.

민심을 자극하는 것은 주로 중국 관영 언론들의 역할이다.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 무역 조치 외에 비공식적인 민족주의 협박을 동원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 울프는 "GM과 포드, 스타벅스, 나이키 등 중국 진출 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레버리지 상당 부분이 '비공식적으로' 발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약 미국이 중국 미디어를 통해 중국인의 감정을 해치는 것으로 비칠 경우 이들 업체의 매출이 당국의 공식 규제조치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집단 보이콧으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프는 나아가 미국의 사실상 대중 '최대 수출품'인 관광을 거론했다. 앞서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통제하면서 한국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또 중국 당국이 자국 내 미국 투자업체들을 상대로 보건기준 강화, 안전 및 세무조사 강화, 수입 절차 지연 등 유형무형의 괴롭힘을 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