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암호화폐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빗썸 해킹이 자작극이라는 글이 등장하면서 투자자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빗썸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해당 내용을 반박했다.
전문가들도 확인되지 않은 글을 마치 의혹이 있는 것처럼 퍼나르는 행위는 문제가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이번 자작극 의혹은 빗썸 내부자가 돈을 빼돌리고 해킹으로 조작했다는 게 핵심이다. 도난된 암호화폐가 빗썸거래소 보유분이었다는 점, 하루 만에 시세가 원상복귀 됐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자작극 여부는 경찰 수사로 밝혀지겠지만, 이에 앞서 본지가 의혹에 대한 사실확인에 나섰다.
우선 빗썸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보면 영업이익은 2651억원, 당기순익은 5349억원을 기록했다. 일단 350억원의 해킹 금액이 회사 존폐를 걸 만큼 크지 않아 보인다.
빗썸 관계자도 “심각한 이미지 실추를 감수하며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해킹을 자작했다는 논리가 말이 안된다”며 “이익 규모를 볼 때 350억원이 회사의 운명을 걸 정도의 금액은 아니다”고 밝혔다.
빗썸 보유 코인을 직원이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도 시스템 상 불가능하다.
빗썸은 보유코인에 대해 분기마다 외부 회계법인 실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외감법인 지정에 따라 회계감사를 받는다. 만일 비현실적인 해킹 자작을 통해 불법으로 보유코인을 내다 팔았다면, 강력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회계법인이 가담하지 않을 경우 조작 자체가 블가능하다. 또 비트코인 뿐 아니라 암호화폐 전반 시세에 영향을 미칠만큼 특정인이 보유코인을 팔았다는 것도 현실과 괴리가 있다.
빗썸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보안 취약 등으로 여러 비판을 받고 있고 개선해야할 여지는 많지만 나름 국내 최대 거래소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며 “내부 통제와 컴플라이언스를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운용하고 있고, 정상적인 의사결정 시스템도 가동한다”고 설명했다.
내부자 소행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DB와 서버에 대한 접근 권한이 분산돼 있고 접근 로그가 남기 때문에 코인 조작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킹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벌어질 수 있어 빗썸 내부에서도 모든 가능성을 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빗썸 측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정확히 아침 9시40분에 자진 신고를 했고,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빗썸 경영진은 “해킹 사태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책임은 크지만, 내부 소행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해석”이라며 의심을 걷어달라고 요청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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