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디자인 특허 소송 종지부를 찍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송 자료를 인용, 삼성과 애플이 분쟁 해결에 합의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송은 '스마트폰 빅2'인 삼성과 애플이 맞붙었다는 면에서 시작부터 관심을 끌었다. '세기의 특허전쟁'은 2011년부터 무려 7년 동안 벌어졌다.
특허 분쟁을 끝낸 데는 현실 이유가 크다. 한마디로 소송전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짙다. 소송을 끌어봐야 오히려 손해라고 본 것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시장이 변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스마트폰 수요는 이미 꺾였다. 저가 폰이든 프리미엄 폰이든 팔리지 않는다. 제품 교체 주기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신제품 출시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좋은 시절이 끝났다는 이야기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3억60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삼성과 애플 모두 시장 정체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장기전은 손실이 너무 크다.
기술도 평준화됐다. PC처럼 범용 제품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한참 기술력이 떨어졌다고 무시해 온 중국 제품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에 따르면 삼성과 애플은 각각 22.6%, 15.1%로 정체됐다. 그 대신 화웨이는 2016년 8.5%에서 2018년 11.4%로 2년 사이에 큰 폭 상승세를 보였다. 화웨이는 2016년 1월 미국 CES에서 “2018년 하반기까지 애플을 잡겠다”고 선언했다. 화웨이 꿈이 현실로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스마트폰 강자로 올라선 중국을 상대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다. 스마트폰은 반도체와 함께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대표 수출 상품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계속 경고음을 보내는 데 대체할 마땅한 상품이 없다. 분쟁 합의가 갖는 함의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스마트폰 시대 다음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