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차세대 아이폰 기술 사양이 드러났다. 후면 트리플카메라에는 3D 센싱 기능이 추가된다. 사양 면에서 지난해 가을에 출시한 아이폰X(텐) 전면 카메라에 탑재된 기술보다 진일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면은 잠금 해제용, 후면은 한층 향상된 증강현실(AR)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용도로 각각 활용될 전망이다. 관련 공급사도 윤곽을 드러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창뎬커지(JCET) 한국 투자 생산법인 제이셋스태츠칩팩코리아(JSCK)는 올해 초부터 애플과 협력, 아이폰용 후면 트리플카메라 모듈 중간에 들어갈 3D 센싱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전체 카메라 모듈 조립을 JSCK가 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3D 센싱 모듈이 핵심이기 때문에 이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트리플카메라 모듈 조립까지 도맡을 가능성도 있다.
후면 3D 센싱 모듈 조립이 복잡해지면서 반도체 패키지를 전문으로 해 온 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OSAT) 업체가 처음으로 카메라 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해당 조립 공장에는 국내 유력 모듈 장비 업체 제품이 활용되고 있다. 개발 성공과 공급 확정까지 이어진다면 적잖은 수혜가 예상된다.
JSCK 계획은 내년 초까지 관련 모듈 개발을 끝내고 2019년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에 양산하는 것이다. 애플 요구 사항을 모두 만족시킨다면 LG이노텍 등 기존 모듈 협력사와 공급 경쟁을 치를 공산이 크다. 업계에선 JSCK가 해당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하면 30% 물량을 배정해 달라는 식으로 애플에 제의했다고 전했다.
JSCK는 핵심 장비 재료 업체도 선정했다.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베시로부터 다이 어태치 장비, 국내 코스닥 상장사인 하이비젼시스템으로부터 액티브 얼라이먼트 장비를 각각 구매했다. 베시 장비는 각 부품을 붙이는 용도다. 하이비젼시스템 장비는 렌즈와 렌즈 홀더 등을 미세하게 정렬하는 역할을 한다. 렌즈와 렌즈 홀더가 조금이라도 어긋나게 조립되면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하이비젼시스템 제품은 수율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장비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듈 조립에 쓰이는 접착제 등 소재는 독일 헨켈과 일본 나믹스가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아이폰X 전면 카메라 3D 센싱을 위한 광원으로 적외선(IR)을 활용했지만 후면 카메라는 더 넓은 범위를 센싱해야 하기 때문에 IR가 아닌 다른 광원 소스를 사용할 계획이다.
JSCK 전신은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반도체 조립사업부다. 1998년 칩팩코리아로 분리된 이후 2004년 싱가포르 스태츠에 인수되며 스태츠칩팩으로 이름을 바꿨다. 스태츠칩팩은 지난 2015년 중국 JCET에 다시 매각됐다. 2015년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에 새롭게 터를 잡은 JSCK 공장 법인은 애플에 탑재되는 패키징 작업이 주를 이룬다고 해서 '애플 전용 라인'으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반도체 패키지 조립을 도맡아서 하지만 이익률은 좋지 않아 최근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애플은 배정 물량을 약속하지 않기 때문에 내년 초까지 JSCK가 개발하지 못한다면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