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대중 마음에는 '여름휴가'라는 단어가 자리잡는다. 하지만 막상 휴가계획을 세우려고 보면 어디가 좋을지, 뭘 먹고 어떻게 즐기면 좋을지 고민되기 마련이다. 이때 도움을 줄만한 것이 바로 음악이다.
대중음악은 글자 그대로 대중의 마음 속 욕구를 충족시키며 인기를 얻는 콘텐츠여서 다양한 여름 인기가요를 듣다보면 자체로 시원함을 느끼기도 하고 어떤 휴가가 좋을지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컬처 에센스에서는 여름 인기가요 특징을 토대로 휴가를 즐기는 다양한 성향을 살펴본다.
◇ '바다' 등 자연테마 담은 여름 인기가요
휴가는 일상생활을 보다 원활하게 하고자 쉰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여름 휴가는 일상 휴가 목적 위에 외부온도 상승이 주는 생체적인 스트레스를 덜어내려는 의도를 더해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여름휴가지는 몸과 마음의 휴식을 동시에 취할 수 있는 자연을 휴가지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바다를 포함한 여름 휴양지로 향하는 행렬은 실제 도로 위는 물론 음악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여름가요 속 '바다'를 테마로 한 곡이 많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클론의 '쿵따리샤바라'나 '도시탈출', 유피(UP) '바다', DJ DOC '여름이야기', 유엔(UN) '파도', 박명수 '바다의 왕자' 등 90년대 대표 여름곡은 물론 소녀시대의 'Holiday', 'Party', 에이핑크의 'Remember', 'Five', f(x)의 'Hot Summer', 스컬&하하 '부산바캉스', 아이유&피에스타 '달빛바다' 등 비교적 최근까지 이어지는 여름 가요 인기차트 라인업에서 바다를 주요 테마로 삼은 곡은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가사나 타이틀 이름 뿐 아니라 장르 측면에서도 시원한 자연을 묘사하는 여름곡이 눈에 띈다. 기타리프나 신디사이저를 통해 리드미컬함을 더욱 강조한 댄스홀과 트로피컬 하우스 등 장르는 바다 휴양지에서 느낄 수 있는 레게 리듬을 연상켓면서 시원하고 청량한 감각을 선사해 최근 여름곡의 주요 장르를 차지한다.
청하의 'Why Don't you Know', 'Roller Coaster', KARD(카드)의 'Hola Hola', 블랙핑크 '붐바야', '마지막처럼', 위너 'Really Really', 태연 'Why', 샤이니 'I Want You', 볼빨간 사춘기 '여행', 엔플라잉 'How R U Today', 슈퍼주니어 'Lo Siento', 현아 'Bebe', 효린X키썸 'FRUITY', 방탄소년단 'Save Me' 등 수없이 많은 곡들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주제 속에서 시원한 여름 휴양지의 느낌을 전하고 있다.
여름철 가요계에서도 자연 지향은 여전하다. 에이핑크의 '1도 없어', 러블리즈의 '여름 한 조각' 등 신곡은 물론, '댄스 더 나잇 어웨이(Dance The Night Away)'로 컴백을 예고한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 세정·미나·나영 등 엠넷(Mnet) '프로듀스 101' 출신 라인업으로 여름정복에 나서는 유닛그룹 '구구단 세미나'·7년만의 솔로데뷔를 선언한 나인뮤지스 경리·국내 댄스홀 대표 KARD·인기 힙합그룹 위너, 신흥 트로피컬 퀸 청하, 다이내믹한 음악매력의 그룹 마마무 등 여름 컴백 또는 데뷔에 나서는 아티스트의 음악적 컬러도 다이내믹한 트로피컬 하우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여전히 바다를 중심으로 자연 속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고픈 대중의 취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속 시원한 음악 맛을 즐기자' 서머 푸드송 인기
여름하면 '휴가'라는 키워드 외에도 '음식'이 꼭 따라 붙는다. 휴가지에서는 물론 일상에서도 잠시나마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식사를 할 때인 까닭에, 더운 여름 속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여름음식'에 대한 마음은 남녀노소가 모두 동일하다.
가요계에서도 이런 경향이 드러난다. 특히 여름 음식과 관련된 곡은 해당 음식에 대한 CM송 성격이 큰 다른 계절 푸드송과는 다르게, 시원한 음식을 연상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음악 자체가 주는 시원함에 매료되는 경우가 많아 매년 시기별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에 자리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대표 곡이 바로 윤종신 '팥빙수'와 악동뮤지션 '콩떡 빙수'다. 먼저 윤종신 '팥빙수'는 팥을 설탕에 졸이는 것부터 장식까지 팥빙수 조리과정을 편안하게 들리는 멜로디와 함께 상세하게 묘사하면서 실제 팥빙수를 먹는 듯한 느낌을 주며 발매 17년째인 현재까지도 대표 서머푸드송으로 사랑받고 있다.
'콩떡빙수'는 2013년 SBS K팝스타 출신 악동뮤지션이 만든 곡으로, 독특한 멜로디 속에서 '달콤한 팥앙금 후식으로 방금 먹고 또 먹고 싶은 쫄깃쫄깃 콩떡' 등 적절한 라임으로 표현되는 직설적이면서도 재밌는 가사표현으로 여름 인기메뉴 '빙수'를 묘사해 인기를 모았다. 현재 이 곡은 2018년 버전으로 재편곡되면서, 원곡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 이상의 청량함까지 더해져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또 최근 종영된 MBC 예능 '무한도전'표 푸드송인 '냉면(박명수, 제시카)'과 '영계백숙(정준하, 애프터스쿨)'은 제각기 여름음식인 냉면과 영계백숙을 주제로 러브스토리 또는 동화를 연상시키는 재치를 발산하며, 예능프로그램의 유쾌함과 음악적 작품성, 주제 키워드인 음식 본연의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이 밖에 현아의 'Ice Cream', 인기 걸그룹 레드벨벳의 'Ice Cream Cake', 유닛그룹 구구단 오구오구의 'ICE Chu' 등 여름음식 키워드와 함께 자신들의 상큼발랄한 매력을 드러내는 다양한 음악들도 여름휴가를 꿈꾸는 대중의 마음을 충족시킨다.
◇'역동적인 마음과 로맨스의 표현' 댄스곡 위주 여름가요계
여름하면 '더위'라는 기상조건 못지않게 활발한 외부 활동이 연상되는 대표 계절이다. 특히 바닷가 등의 피서지를 중심으로 수영이나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을 즐기는 경우도 많은데, 이 과정에서 젊은 청춘남녀간 아름다운 로맨스가 싹트는 경우도 제법 있다.
여름 대중가요 내에서도 이런 경향은 다양하게 엿보인다. 미디움템포 기반의 미니멀한 구성으로 가볍게 청량함을 부르짖던 봄 인기 가요와 달리 여름 대중가요는 빠른 템포를 기반으로 강렬한 베이스와 신디사이저 등의 효과, 후크송이라 불리는 반복 형태 리듬과 멜로디를 많이 사용하면서 역동적인 댄스뮤직으로 바뀐다. 여기에 가사 속에서도 잔잔한 사랑이야기보다는 자유로운 댄스파티를 즐기는 모습이나, 상대를 사로잡는 매혹적인 노랫말이 주로 배치되곤 한다.
대표적으로는 인기 아이돌의 매혹적인 댄스곡이 그렇다. 방탄소년단과 엑소, 세븐틴, 워너원, 비투비, 몬스타엑스, 빅스 등 딥한 베이스의 음악과 여심을 사로잡는 파워풀 퍼포먼스를 내세우는 보이그룹들은 본연의 매력을 더욱 화려하게 어필하며 인기를 모은다.
또 Cheer Up·Knock Knock 등 상큼발랄한 음악을 내세우는 트와이스, 대표 히트곡 '빨간 맛'으로 글로벌 인기 걸그룹 반열에 오른 레드벨벳, 인기곡 '심쿵해'를 비롯해 최근 '빙글뱅글'까지 여름히트곡 부자로 꼽히는 AOA, '파워청순'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운 여자친구, 데칼코마니·Mr.애매모호 등 다이내믹한 걸크러시 매력을 갖춘 마마무, 최근 뚜두뚜두로 활동중인 블랙핑크, 신흥 흥부자 모모랜드 등 인기 걸그룹들도 청량하면서도 강렬한 매력의 새로운 음악들로 여름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은 물론 로맨스를 향한 청춘남녀 간의 마음을 대변해 인기를 모은다.
여기에 힙합신이나 싸이 등 솔로 가수는 아이돌 음악과는 또 다른 파격적인 매력으로 다이내믹한 감성을 노래하며, 마음 속 부터 대중의 여름휴가를 확실히 책임지고 있다.
요컨대 여름 가요계는 시원함을 찾아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 휴가지와 여름 음식, 한 여름 로맨스 등 다양한 추억과 흥을 북돋는가 하면, 여름 휴가에 다양한 팁을 전하며 인기를 모은다. 뜨거운 여름, 많은 대중이 함께 공감하는 인기 음악을 들으며, 그 속에 담겨있는 팁들로 올 여름휴가를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