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더기로 일몰 심사대에 오른 기업 연구개발(R&D) 조세지원제도 존치 여부가 이달 말 판가름 난다.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께 내년 세법개정안을 마련,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올해 일몰이 도래한 기업 연구개발(R&D) 조세지원 지속 여부와 감면율, 제도 개선 방향 등이 관심사다.
기재부는 상반기 소관 부처로부터 일몰을 앞둔 R&D 조세지원제도 평가서를 취합, 일몰 적용 여부를 검토했다. 정부가 운영 중인 14개 R&D 조세지원제도 가운데 10개가 올해 일몰을 맞는다. 신성장동력·원천기술 연구 및 인력개발비 세액공제율을 높게 적용하거나 중소·중견기업의 특허·실용신안권 등 이전 소득에 소득세 또는 법인세 50%를 감면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업계는 제도 유지가 절실하다는 입장을 기재부에 전달했다. 대·중소기업의 2016년 R&D 조세감면액은 2조2924억원이다. 기업 전체 R&D 투자액 53조9525억원의 4.2%를 차지, 기업 신기술 개발 관련 인프라 구축과 고용 창출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재부도 이 같은 점을 인정해 대다수 제도 운영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 제도 조세 감면율 또한 지난해 일부 제도에 한해 인하했기 때문에 올해 추가로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산업계 의견을 수차례 들었고 이 과정에서 제도, 감면율 유지 필요성에도 공감했다”면서 “일몰이나 감면율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발표한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투자 세액공제제도 개선에도 눈길이 쏠린다. 기재부는 5월 관계부처와 '현장밀착형 혁신성장 지원방안'을 내놨다. '세제·예산 지원강화'를 주요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세부과제로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투자 세액공제 요건 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6년 세법개정안에 신성장산업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시설투자시 투자금액 최대 10% 세액공제 방안을 신설했다. 미래형 자동차, 지능정보, 차세대 SW 및 보안, 로봇, 항공·우주 등 11개 분야 157개 신성장산업 기술을 대상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1월부터 제도를 시행했지만 실적이 저조하다. 세액 공제 문턱이 너무 높아 적용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매출 대비 R&D 비중이 5%를 넘어야 하는데 현행 세법상 R&D 비용은 연구원 인건비, 원재료비, 위탁비용만 인정한다. 기업 회계상 인정하는 감가상각비, 퇴직급여, 간접경비는 R&D 비용에서 제외했다.
2016년도 기준 매출 10대 기업의 평균 세법상 R&D 비율은 2.8%에 불과하다. 과세표준 2000억원 이상 기업은 1.3% 수준이다.
기재부는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투자 세액공제 요건을 기업 현실에 맞게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양한 논의를 거쳐 세법개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으로 기업 투자 관련 조세감면 제도의 운영과 관련한 상황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산업계 의견을 수렴해 제도가 고용 창출, 신규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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