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전환하면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대신 공개 소프트웨어(SW)를 도입한다. 고가 외국계 SW 구매 비용을 절감하고 특정 제품에 종속되지 않는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이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오라클 등 외국계 SW 대신 공개 SW나 국산 SW를 채택하는 곳이 늘어날 전망이다.
11일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자체 구축한 클라우드 인프라에 모바일 오피스 등 시스템을 올리는 작업을 시작한다”면서 “온프레미스(기존 환경)에서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이전하면서 오라클 제품 대신 오픈소스 등 공개 SW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시작했다. 5개 전산실을 통합,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을 구축한다. 이번 사업은 클라우드 인프라 조성 후 처음 시스템을 이전하는 작업이다. 서울시는 △모바일 오피스 시스템 △시정홍보물 심의관리 시스템 △체육시설물 관리시스템 등 세 가지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한다.
서울시 시스템 클라우드 이전 핵심은 오라클 대신 공개 SW를 택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3개 시스템 모두 클라우드로 DB를 이전하면서 기존 오라클 대신 공개 SW를 도입하기로 했다. 모바일 오피스는 서울시청 직원 1만2000여명 가운데 70%가량이 사용하는 주요 시스템이다. 업무 주요 공지부터 인사발령까지 모바일로 확인 가능하다. 서울시는 모바일 오피스 시스템 이전이 문제없이 진행될 경우 타 시스템으로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오라클 DB 대신 공개 SW를 택한 건 비용절감과 클라우드 확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라클 제품을 무조건 배제하겠다는 의미보다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특정 제품에 종속되지 않겠다는 의미가 크다”면서 “사업 이전에 컨설팅 등을 거쳐 안정성 등을 검증했고, 이번 모바일 오피스 이전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면 점차 전환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요 공공이 클라우드 시스템 전환을 준비하면서 서울시처럼 오라클 대안 제품을 찾는 사례가 늘어난다. 대구광역시 역시 자체 클라우드센터(프라이빗)를 구축, 일부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공개 SW를 도입했다.
업계는 클라우드 전환을 준비하는 공공기관이 서울시 사례를 눈여겨 볼 것으로 분석했다. 오라클 종속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해마다 제품 금액 20%에 달하는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등 비용절감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전문업체 대표는 “공공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클라우드 전환시 오라클 대신 대안 SW를 검토하는 곳이 늘었다”면서 “오라클 DB 못지 않게 성능이나 안정성을 인정받은 공개 SW나 국산 SW가 많기 때문에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오라클 종속을 벗어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자체 클라우드 전환을 준비하는 대도시에서 비슷한 고민 중”이라면서 “서울시는 17개 광역시도 가운데에서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서울시 이번 이전 결과에 따라 서울시 움직임에 함께 할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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