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 제약 산업도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 따라 승패가 갈립니다. 한국 제약기업도 체계적 데이터 수집·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접목을 확대해야 합니다.”
데이비드 리 메디데이터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곳곳에서 ICT 기반 융합 혁신이 활발한데, 이를 계기로 임상시험 환경을 고도화해야 한다.
그는 “한국은 자동차, 스마트폰, TV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장을 주도해 왔는데, 제약 산업도 글로벌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한다”면서 “글로벌 제약사가 걸어온 길을 따라하려고 하지만 뛰어넘는 방법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제약사는 오랜 연구개발을 거쳐 2014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관계를 형성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들을 뛰어넘는 데 부족한 점이 있다. '데이터'가 약점이다. 국내 대형제약사나 바이오기업조차 데이터 전담팀을 둔 곳이 거의 없다. 빅데이터, AI를 활용할 '씨앗'이 부족하다.
그는 “결국 과학은 데이터가 주도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 흐름을 읽고 데이터 역량을 확보할 때 임상시험 수준을 높이고 양질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메디데이터는 임상시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공급한다. 노바티스,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셀트리온, 한미약품, 종근당 등 국내기업도 고객사다. 국내 제약사가 진행하는 임상시험 90%가 메디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한다.
리 CDO는 변화된 임상시험 환경이 메디데이터와 한국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 설계, 환자모집, 수행, 결과 분석 등 임상시험 전 과정이 디지털, 자동화된다. 갈수록 신약개발이 어려워지면서 디지털 정보를 기반으로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성공률 향상까지 추구한다. 임상시험 전 영역을 지원하는 메디데이터는 사업 확장 기회가 된다. 글로벌 진출, 신약 개발 등이 미션인 우리 기업에도 국가적으로 뛰어난 ICT 역량이 내재화될 경우 경쟁력을 높인다.
리 CDO는 “현재는 임상시험에 최적화된 환자를 자동으로 찾고 유전체, 센서 정보 등 활용 데이터도 다양해졌다”면서 “디지털화된 환경 속에서 메디데이터는 3개 제품군 45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데이터 분석 부분에서는 세계 최고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대표 솔루션인 RAVE는 임상시험 데이터 수집, 관리와 보고 체계를 간소화한다. EDGE는 임상시험 설계, 실행가능성, 문서관리, 모니터링 등을 자동화해 임상운영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데이터'가 경쟁력이다. 메디데이터는 클라우드 플랫폼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스토리지'를 운영한다. 임상시험 등으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다. 기업이 데이터 활용을 원할 경우 보유 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
그는 “한국정부에서 임상시험 플랫폼이나 신약개발 AI 솔루션 등을 개발해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빅데이터, AI는 데이터 없이 제약적인데, 메디데이터처럼 시장에 존재하는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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