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자 불가 2G폰 전환가입 1만명 미만···2G 종료 '험로' 예고

서울시내 한 매장에서 이용자가 2G폰의 LTE폰 전환을 상담하고 있다.
서울시내 한 매장에서 이용자가 2G폰의 LTE폰 전환을 상담하고 있다.

긴급재난문자 수신이 불가능한 2세대(2G) 휴대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무상교체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전환 가입자 수가 1만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정부의 '국민 재난안전 특별대책'에 따라 3월 27일부터 9월까지 구형 2G 단말기를 보유한 약 60만명(SK텔레콤 59만명·LG유플러스 3000명)을 대상으로 롱텀에벌루션(LTE)폰 무상교체를 하고 있다.

프로모션 기간 3개월이 지났지만 전환가입률은 2%에 미치지 못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동통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과 전기통신사업법을 유연하게 적용, 가입자 전환을 지원한 것을 감안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이통사는 LTE폰 구입에 22만~29만원 공시지원금을 지급했고, 사용 중인 2G 요금제를 LTE에 적용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사용 중인 01X 번호도 3년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2G 가입자 수 감소세에도 변동이 없다. 2G 가입자 수는 3월 234만명에서 5월 220만명으로 감소하는 등 월평균 6만~7만명 줄었다는 고려하면 2G폰 무상교체 영향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이통사는 이 같은 결과가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2G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3% 수준으로, 기본적으로 통신서비스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계층이다. 사용 중인 단말기와 번호, 서비스를 유지해도 통신서비스에 불편이 없는 상황에서 전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정서적 혹은 사업상 이유로 기존 2G 01X 번호를 유지하려는 이용자가 많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스마트폰보다 2G폰이 보안 우위라는 인식을 가진 이용자가 상당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이용자는 이통사가 전환가입에 보다 좋은 조건을 내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심리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양한 2G 이용자 특성을 감안하면 2021년 2G 주파수 할당기간 종료를 앞두고 가입자와 이통사 간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이통사의 2G 투자 축소가 불가피하다.

과기정통부가 이통사와 이용자 간 타협 방안을 제시하고 투명한 2G 종료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호주는 2017년 2G 종료를 앞두고 4~5년 전부터 이용자에 공지, 무리 없이 전환을 완료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2G 서비스 확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2G 가입자를 LTE로 전환할 시점이 도래할 수밖에 없다”면서 “과도한 단말 전환 비용, 개인적 민원 등 불합리한 요구를 배제한 상태에서 합리적 전환 방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2G 가입자 현황(단위:명,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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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