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 수장 교체 후 주가 '흔들'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 로고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 로고

세계 7위 자동차제조업체인 이탈리아-미국 합작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주가가 수장 교체 후 첫 거래일인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와 미국 뉴욕 증시에서 동반 급락했다.

1899년 피아트를 창립한 이탈리아의 아넬리 가문이 경영권을 소유하고 있는 FCA와 계열사인 슈퍼카업체 페라리는 이날 밀라노 개장과 함께 최대 5% 넘게 주가가 내리며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실감해야 했다.

앞서 FCA는 지난 21일 본사가 위치한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14년 동안 회사를 이끈 세르지오 마르키온네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을 새 수장으로 '지프' 브랜드의 책임자 마이크 맨리를 선임했다.

마르키온네 CEO는 지난 달 스위스의 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심각한 합병증을 겪으며 현재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코리에라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은 전하고 있다. 그는 현재 취리히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CA와 함께 마르키온네가 CEO 겸 회장을 맡고 있는 페라리, 농기기 업체인 CNH도 이날 별도의 이사회를 열어 페라리의 후원사인 담배 회사 필립 모리스의 CEO 루이스 카밀레리, FCA 그룹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상무이사인 수잔 헤이우드를 각각 새로운 CEO로 임명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뒤 14살에 캐나다로 건너간 이탈리아계 캐나다인인 마르키온네는 2004년 파산 위기에 몰린 피아트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비용절감, 대규모 감원 등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피아트의 회생을 이끌고, 2009년에는 파산한 미국 업체 크라이슬러의 인수를 성사시켜 크라이슬러에도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피아트와 크라이슬러가 2014년 완전히 합병하며, 두 회사는 FCA라는 이름 아래 세계 7위의 자동차업체로 재도약했다.

그의 재임 기간 아넬리 가문이 경영하는 FCA와 산하 회사의 가치는 60억유로(약 8조원)에서 600억 유로(약 80조원)로 10배가량 뛴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마르키온네의 뒤를 잇게 된 맨리 신임 CEO는 지프 CEO 시절의 특기를 발휘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부문 강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로의 무게 중심 이동, 고급 브랜드인 알파 로메오와 마세라티의 수익성 강화 등의 과제를 안게 됐다.

맨리 CEO는 2009년 이래 지프의 CEO를 맡아 10년 만에 글로벌 판매량을 4배 이상 늘리는 등 지프를 FCA의 주요 수익원으로 성장시킨 수완을 인정받아 FCA의 새 수장으로 낙점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