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진쎄미켐이 미국 캐보트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텅스텐용 화학적기계적연마(CMP) 슬러리 특허 소송에서 연이어 승소했다. 캐보트가 독점해온 텅스텐용 CMP 슬러리 시장에서 독자 기술력을 인정, 제품 양산·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동진쎄미켐에 따르면 한국 특허법원은 동진쎄미켐과 미국 캐보트 간 특허권침해금지소송과 특허등록무효심판 항소를 병합 심리, 동진쎄미켐 승소 판결을 내렸다.
캐보트는 동진쎄미켐이 텅스텐용 CMP 슬러리 관련 특허 1건을 침해했다며 한국에서 특허침해금지소송 제기했다. 지난해 9월 동진쎄미켐이 승소하자 이에 불복, 항소했다. 이에 앞서 동진쎄미켐은 소송 기초가 된 특허에 대해 등록무효심판을 청구, 지난해 1월 승소했다. 이번 판결로 캐보트는 동진쎄미켐이 국내에서 텅스텐용 CMP 슬러리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됐다. 판결에 상고하더라도 특허 존속기간이 이달 말 만료되기 때문이다.
동진쎄미켐은 지난달 대만에서도 캐보트가 텅스텐용 CMP 슬러리 특허 2건에 대해 제기한 특허권침해금지소송에서 승소했다. 한국 특허법원격인 대만 지혜재산법원은 동진쎄미켐 승소 판결을 내렸다. 캐보트에서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동진쎄미켐은 대만에서도 특허에 구속 받지 않고 텅스텐용 CMP 슬러리 제품을 생산·판매할 수 있다.
동진쎄미켐은 한국과 대만에서 연이은 승소로 텅스텐용 CMP 슬러리 양산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 텅스텐용 CMP 슬러리 시장은 연간 약 2500억원 규모다. 캐보트는 지금까지 이 시장을 독점해왔다. 캐보트 이외에 동진쎄미켐이 유일하게 자체 생산기술을 확보했다.
세계 반도체 칩 업체는 그동안 동진쎄미켐에 제품 평가를 요청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특허 문제 등으로 본격 양산에 적용하지는 못했다. 국내외 일부 고객사만 동진 텅스텐용 CMP 슬러리를 채택했다. 동진쎄미켐은 현재 국내 기업 이외에도 중국, 대만을 포함한 세계 반도체 칩메이커 다수에게 텅스텐용 CMP 슬러리 평가를 요청 받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동진쎄미켐은 1999년 국내 최초로 CMP사업에 진출했다. 이부섭 회장, 이준혁 부회장 등 대표이사 신념으로 제휴가 아닌 순수 독자기술 확보에 매진했다. 현재 10㎚ 이하 최첨단 반도체 칩 생산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품질의 텅스텐용 CMP 슬러리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 CMP 기술을 적용하기 어려운 다양한 대상막에 적용하는 새로운 CMP 기술을 확보했다.
동진쎄미켐 관계자는 “독자기술 개발 철학으로 캐보트 같은 CMP 전문 다국적 기업 수준으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새로운 미래 CMP 기술을 확보해 연간 1조원이 넘는 CMP 슬러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