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방탄소년단처럼 글로벌 히트하는 게임을 만들 환경이 마련돼 있다.”
강재호 포플랫 대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달의 우수게임 토크 콘서트에서 이 같이 말했다.
포플랫은 MMO 전략게임 '아이언쓰론' 개발사다. 아이언쓰론은 50명이 2년간 개발하고 1년 동안 소프트론칭을 통해 가다듬었다. 그 결과 57개국에서 매출 100위권(구글플레이)을 달성했다. 가장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미국이다.
글로벌 론칭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건 언어다. 글로벌 언어 대응은 판매 지역과 직결되므로 매우 중요한 고민 요소다.
강 대표는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한국, 대만에서 매출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유럽, 남미, 러시아, 인도는 이용자 수는 많지만 매출 효과가 작다”고 말했다.
이용자 수에만 맞춰 언어 작업을 하면 매출 기대치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플랫은 제대로 된 분위기를 반영하기 위해 일반적인 게임 영웅 그래픽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강 대표는 “무어인 콘셉트을 미국회사에 외주 줬다”며 “좀 더 큰 시장 사람이 생각하는 무어인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서 였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일본 여성 사무라이는 한국에서 작업했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여성 사무라이 판타지를 충족하기 위해 문화가 조금 다른 한국에서 작업했다. 조금 유형화된 작업물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반면 고착화된 이미지를 사용해 낭패를 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아랍 캐릭터를 서구 대중영화가 표현한 이미지 그대로 사용했다. 아랍 이용자들은 매우 불만족해했다.
강 대표는 “넷마블 터키 지사를 통해 현지인 도움을 받아 바꿨다”며 “그 이후에야 아랍권 사용자들이 게임에 몰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국가에 서비스하기 위해 특정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포플랫은 아랍 문화 이해가 부족해 지역 이용자들에게 손가락질 받기도 했다. 십자군 캐릭터에 그려져 있는 십자문장이 문제였다. 아랍인들은 '자기 조상을 죽인 자들의 문장을 내가 사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랍지역은 포플랫에게 있어 3번째로 큰 매출이 발생하는 곳이었기에 쉬이 넘길 수 없었다.
강 대표는 “바로 십자문장 그래픽을 꽃 등으로 바꿨다”며 “현지인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요소가 많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검증을 어디서 받느냐다. 가장 좋은 건 현지인을 통해서 검증받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세계 각국 사람을 대상으로 테스트하기 쉽지 않다. 작은 회사일수록 더욱 그렇다. 강 대표는 한 가지 팁을 공유했다.
강 대표는 “국내 대학 어학당 학생이 전국에 200만명이 있다”며 “학생 비자는 주 20시간 노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는 어학당 학생이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기업이 잘 몰라서 고급 테스터를 놓친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정부나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며 “한국은 글로벌 히트작이 나올 환경이 마련된 지역”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