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 '밤토끼' 운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다. 레진코믹스도 소송 여부를 검토한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3일 “밤토끼 사이트 운영자 허모씨(43세)를 상대로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송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는다.
네이버웹툰은 소장에서 “웹툰 서비스 주간 이용자 수가 2017년 5월 1일 1970만명 수준에서 밤토끼 폐쇄 직전인 2018년 5월 13일 1680만명으로 크게 감소했다”며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웹툰은 상징적인 규모로 10억 원을 청구한 후 구체적인 손해액을 확정할 방침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10억 원은 상징적인 금액으로 올라갈 수도 있는 부분”이라며 “음원, 영화 굿다운로드 생태계처럼 건전한 시장을 조성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밤토끼는 2016년 10월부터 미국에 서버를 두고 국내 웹툰 9만여 편을 게시했다. 작년 12월 기준 밤토끼 방문자 수는 6100만 명, 페이지뷰(PV)는 1억3709만건에 달했다. 이는 당시 네이버웹툰의 PV(1억2081만건)보다 높은 수치다.
밤토끼는 불법 웹툰을 기반으로 방문자를 모아 사설 도박사이트 배너 광고를 진행했다. 9억5000여만 원의 부당수익을 올렸다. 58개 업체 3133개 작품이 피해 봤다. 레진코믹스는 밤토끼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법무팀이 밤토끼 소송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개인차원에서 작가 개인 소송도 준비되고 있다. 피해 웹툰 작가들은 허씨가 검거된 이후 '불법웹툰피해작가대책회의'를 결성했다. 허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액소송 운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불법 공유가 계속되면서 웹툰계는 200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며 “작년 국내 웹툰 시장 규모가 7240억 원인데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 만화산업 백서'에 따르면 불법사이트로 인한 웹툰만화 업계 피해액은 지난해 2400억 원 규모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은 정부 합동으로 특별전담팀을 구성해 올해 5월부터 집중 단속해왔다. 밤토끼 등 불법 복제물 유통 해외사이트 12곳을 적발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불법 웹툰사이트 운영자 책임을 끝까지 추궁한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