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휴대폰 생산 기지 가운데 하나인 톈진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휴대폰 사업 부진, 인건비 상승에 따르는 제조 부담이 요인으로 작용하고 인도 등 신흥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주요 협력사에 이 같은 방침을 전달, 몇몇 협력사는 중국 법인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 생산기지 가동을 중단하면 스마트폰 글로벌 생산 체계도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사도 생산 시설 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톈진 생산법인(TSTC)에서 추진해 온 휴대폰 생산을 연내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매년 큰 폭으로 물량을 축소해 왔고, 내년부터는 이마저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생산 중단 방침을 협력사에도 전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부품 업체도 톈진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A사는 톈진 법인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B사는 톈진 공장 설비의 해외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톈진에서는 더 이상 발주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한다”면서 “제조 중단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중국 후이저우에도 또 다른 휴대폰 생산 기지가 있다. 제조 철수는 톈진 법인에 한해 검토되고 있다.
톈진 법인은 삼성이 중국 휴대폰 시장 공략과 글로벌 제조 기지로 삼기 위해 2001년에 설립했다. 2013년 매출이 15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삼성 휴대폰 제조 중추 역할을 했지만 베트남 부상 등 경영 환경 변화로 역할이 축소됐다.
여기에 중국 휴대폰 업체 등장으로 중국 시장 내 경쟁이 가열, 톈진 법인 매출이 2014년 11조4132억원에서 2015년 6조9369억원으로 1년 새 39%나 감소했다.
매출 감소 지속 속에 2016년 3분기를 마지막으로 삼성전자가 재무·손익 사항을 공시하는 주요 연결대상 종속 법인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삼성 중국 톈진 공장 철수는 글로벌 생산 기지 재편 관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삼성이 중국을 축소하는 대신 베트남과 인도 등 다른 지역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은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베트남 공장을 육성해 왔다. 중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에 공장 2곳을 세우고 삼성 최대 생산 기지로 만들었다.
인도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7월 인도 휴대폰 2공장 준공식을 가졌고,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삼성의 글로벌 생산 기지 재편에 따라 관련 협력사도 인도 진출을 서두르는 등 연쇄 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중국 톈진 법인 생산 물량은 지속해서 줄여왔고, 앞으로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연내 철수 방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