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후각을 이용해 유방암을 찾아내는 연구가 진전되고 있다.
NHK에 따르면 프랑스의 최첨단 암연구 기관인 퀴리연구소는 요즘 샹파뉴 지방에 있는 한 개 훈련소에서 후각이 뛰어난 셰퍼드에게 냄새로 유방암을 찾아내게 하는 훈련을 시키고 있다. 프랑스 연구팀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와 정상인 사람 100명분의 냄새를 맡게 한 결과 90% 이상의 확률로 유방암을 찾아냈다고 한다.
셰퍼드에게 구멍에 코를 대 냄새를 맡은 후 유방암 냄새가 나면 그 자리에 계속 서 있고 암 냄새가 나지 않으면 지정된 자리로 되돌아 가도록 훈련한다. 고가의 의료장비나 의사가 아니라 개가 유방암을 진단하는 셈이다. 훈련을 맡고 있는 조련사는 "개는 코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작은 분자까지 냄새로 구분한다. 냄새를 한번 기억하면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간호사 출신인 이자벨 프로망탱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상처 하나하나에서 냄새가 나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암 등의 종양에도 냄새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방암에서만 나는 특유의 냄새를 판별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 개의 후각을 활용하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비누로 유방을 깨끗이 씻은 후 거즈를 브래지어 안쪽 유방에 넣고 자면 냄새가 거즈에 배게 된다. 지금까지 400여명이 연구에 협력했다. 연구팀은 내년에는 아프리카에서 실증실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셰퍼드 외에 스프링거(Springer)종을 이용한 훈련도 이뤄지고 있다. 셰퍼드가 아니라도 개가 냄새로 유방암을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범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프로망탱 박사는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서 "전세계 누구나 평등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NHK는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개의 후각을 이용하는 방법이 누구나, 어디서나 손쉽게 받을 수 있는 유방암 검진방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