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확정]'공동번영' 명시했지만...경협 확대 여부는 불투명

특사단으로 방북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출처:청와대>
특사단으로 방북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출처:청와대>

남북이 18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열리는 3차 정상회담에서 판문점선언 이행 성과를 점검하고, '공동번영' 문제를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남북 경제협력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문재인 대통령 방북시 소규모지만 경제사절단 동행이 예상된다. 철도 현대화와 산림 협력을 뛰어넘는 실질적인 경제 협력방안이 논의될지 여부가 핵심이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이 선결돼지 않는 한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경제 제재 완화가 힘들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협력 외에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방북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및 공동번영을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공동번영'을 위한 남북경협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은 남북관계와 경제협력 진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제는 북미 간 비핵화와 평화체제 협상이다.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에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다면 판문점 선언 이행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도 속도를 내기는 어렵다. 실제로 정 실장은 브리핑에서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을 언급한 후,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한다”고 말했다. '공동번영'은 사실상 후순위 의제인 셈이다.

남북은 4월 27일 1차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선언 이후 크고 작은 후속 회담을 열어 이행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방북계획이 취소되는 등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동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특사단 방문에서 3차 정상회담 이전 개소하기로 합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도 이전까지는 지지부진했다. 북한 철도 공동조사도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MDL) 통과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제동이 걸렸다.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데 남북관계만 앞서 간다'는 미국 측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3차 정상회담이 남북경협과 관련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가 재확인된 점은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다. 남북관계는 앞으로도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상황을 주시하며 조심스럽게 전진하는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로서는 우선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북한 철도·도로 현대화를 비롯한 초기 남북경협사업을 일단락하는 것이 우선이다.

1차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협상테이블에서 논의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이 역시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북 제재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까지 거론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