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재정을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가동 12년 만에 차세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내년부터 3년 반 동안 총 1180억원을 투입, 디브레인을 재구축한다. 정보기술(IT) 업계 기대감도 높아졌다.
9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2019년도 예산안'에 디브레인 차세대 프로젝트 예산 230억원이 포함됐다.
기재부는 내년 230억원을 시작으로 3년 반 동안 총 1180억원을 투입, 디브레인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2022년 시스템 가동이 목표다. 재정 투입 규모는 디브레인 최초 구축 비용(660억원)에 비해 두 배에 달한다.
차세대 사업은 '전면 재구축' 수준으로 추진한다. 디브레인을 구성하는 사업관리, 예산, 회계, 통계분석 등 핵심 시스템이 대거 교체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도 적용해 시스템 기능 전반과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디브레인이 2007년 첫 가동한 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노후 됐다”면서 “시스템 효율 제고가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디브레인은 중앙정부 예산 편성과 집행, 자금관리, 국유재산·물품 관리, 회계결산을 통합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중앙부처 공무원 등 유효 사용자가 6만4000명 이상이고, 하루에만 업무 처리 47만건과 전자자금 이체 8조원이 이뤄진다.
디브레인이 국가 재정 운용에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수 년 전부터 차세대 프로젝트 추진 필요성이 제기됐다. 기재부도 2013년 처음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했고, 이후 예비타당성조사도 통과했지만 다른 과제 등에 밀려 사업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기재부는 올해 새롭게 ISP를 수립, 이를 반영한 사업 계획을 내년도 예산안에 담았다. 국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키면 내년부터 사업이 시작된다. 여야 간 별다른 쟁점이 없는 사안인 데다 공공·은행권 IT 시스템 차세대 사업 주기를 고려할 때 프로젝트 추진이 다소 늦어진 만큼 국회 통과도 무난해 보인다.
정부 대형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IT 업계 수혜도 예상된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최근 대형 프로젝트가 별로 없기 때문에 총사업비 1180억원이면 큰 규모”라면서 “금융IT 등에서 경력을 쌓은 기업이 디브레인 차세대 사업에 큰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