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폴더블 스마트폰 핵심 소재인 광학용투명접착필름(OCA)을 처음 개발했다. 삼성전자가 출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된다. OCA는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접착제다. 편광판과 같은 필름을 붙이는데 활용한다. 폴더블폰은 화면을 접었다 펴야 하기 때문에 접착제도 폴더블이 가능해야 한다. 폴더블용 OCA는 전에 없던 제품이다. 삼성SDI가 이를 개발하면서 폴더블폰 상용화 기술 난제도 풀렸다. 삼성SDI도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폴더블 시장에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폴더블용 OCA를 개발, 삼성전자가 출시할 폴더블폰에 적용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SDI는 4~5년 전부터 제품을 개발했으며, 최근 3M 등 경쟁사를 따돌리고 삼성전자 최종 납품사로 선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용 OCA 공급사로 삼성SDI가 확정된 것으로 안다”면서 “삼성SDI가 단독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OCA는 필름 형태로 된 접착제다. 양면에 접착 성분이 발라져 있어서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필름 부착에 사용된다. 크기와 모양이 다양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에 쉽고 저렴하게 대응, 기존 접착제 살포 방식을 대체하고 있다. 폴더블용 OCA는 계속 접었다 펴야 하는 폴더블폰 특성상 꺾이는 부위를 접합해야 하기 때문에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한다. 최소 20만번 꺾여도 제품에 자국이나 파손이 발생해선 안 된다.
폴더블용 OCA는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용 OCA와 전혀 다른 물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접착 소재 회사 가운데 극소수만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는 폴더블폰용 OCA 소재 최초 국산화에 성공, 폴더블폰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11월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OCA를 공급하는 삼성SDI도 함께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를 제치고 삼성 폴더블폰 소재로 낙점 받은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업계에선 3M이 삼성 폴더블 공급권을 따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3M은 OCA 분야 선두권 업체로 평가된다. 삼성SDI가 OCA 강자인 3M을 제친 셈이기 때문이다. 3M은 추후 삼성전자 폴더블폰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공급처 다변화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사용 편의성 덕분에 스마트폰 시장 정체기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처음 공개하는 폴더블폰 생산량은 월 10만대 수준으로 소량이다. 그러나 시장 반응에 따라 추가 생산하고 차기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어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폴더블폰 개발에 착수한 만큼 앞으로 글로벌 시장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전자 공급 여부에 대해 “폴더블용 필름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고객사 채택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