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약자와 장애인이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기술로 사물인터넷(IoT)이 주목받는다. 노약자와 장애인 안전을 위한 위치기반서비스(LBS)에서 의료·헬스케어까지 IoT 기술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위험 신호 사전 감지
보건복지부 통계에는 고독사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이와 유사한 무연고 사망으로 그 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 무연고 사망은 2012년 749명에서 2016년 1232명으로 증가했다. 무연고 사망에는 독거노인도 다수 포함된다. 개인 위급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가족·이웃 간 왕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사망 이후 방치되기 일쑤다.
IoT는 독거 노인의 '외로운 죽음'을 막을 수단이다. 집 안 여러 센서를 활용해 응급 상황 발생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응급안전알림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시스템은 화재와 가스 누출 등으로 위험 상황을 즉시 인지하고 이를 이용자나 사회복지사, 경찰·소방관 등에 알린다.
단순히 센서를 통한 정보 수집(위험 감지)뿐만 아니라 이를 모니터링하고 대응 주체에 알려주는 역할까지 IoT가 맡고 있다. 사물간 통신에 국한되지 않고 사물과 인간 간 통신, 인간과 인간 간 통신까지 광범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비 일상적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위험 사항을 감지한다. 국내 IoT 벤처기업 케이스마트피아는 빅데이터 전문기업 이디엄과 스마트 미터링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독거노인이 일정 기간 동안 물과 전기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 복지사와 복지센터에 알람을 주는 기술이 핵심이다.
케이스마트피아 관계자는 “독거노인과 장애인 생활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면 여러가지 방법으로 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기술 공급자 시각이 아닌 이용자 입장에서 접근할 수록 IoT 기술의 활용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술은 TV 시청, 출입문을 통한 외출 패턴 등을 분석하는데도 적용할 수 있다.
◇헬스케어와 결합
헬스케어와 IoT가 결합된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도 급성장하고 있다. 일반적 헬스케어 서비스는 체온, 호흡, 심장박동, 혈압, 혈당 등 생체 신호를 측정해 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한다.
DB는 의료진이 환자 상태 파악이나 진료, 치료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여기에 IoT가 접목되면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위급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뿐 아니라 정밀한 데이터 수집으로 의료 데이터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자가 IoT 웨어러블기기를 장착, 혈당·혈압 데이터를 측정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의료진 혹은 의료 데이터 분석 솔루션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분석 결과는 환자와 보호자 스마트폰으로 재전송해,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운동 지침을 내릴 수 있다.특히 만성 질환자 건강 관리 서비스에 적용되는데, 현재 순창군 의료-IT 융합산업 육성 인프라 구축 지원 사업으로 추진된 바 있다. 유라클·비트컴퓨터·텔레필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참여, 의료 데이터 '측정→통합→예측'이라는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현했다. 텔레필드 관계자는 “헬스케어와 IoT가 접목된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은 성장 잠재성이 무궁무진하다”면서 “기존 통신·네트워크 기술에 강점을 가졌던 국내 기술력을 확장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표한 '2018년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IT 기반 헬스케어 시장은 세계적으로 122조원으로 추정된다.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의료 영상장비 시장보다 높은 6.6%대 성장률로 예측된다.
◇생활 편의에도 일조
생활 편의 시설 분야에도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IoT 접목 속도가 빠르다. 서울시 강남구에서 운영 중인 '시각 장애인 IoT 무장애길'은 보행로에 설치된 비콘 센서 등으로 횡단 보도 등 위치와 주변 시설 정보를 음성 서비스로 제공한다. 기존 점자 보도 블록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횡단보도 대기 신호등에 통신장비를 설치, 보행자를 인식하면 음성으로 교통 상황 등을 알려주는 IoT 시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장애인 주차 구역 불법 주차를 방지해, 장애인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IoT 기술도 등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남양주시는 장애인 주차 구역 내 IoT기기를 설치, 차량 번호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일반 차량이 진입했을 때 안내 방송으로 경고하고 주차 위반 시 지자체 행정 시스템과 연동, 과태료를 부과한다. 단속 자동화 체계로 장애인 편의 증진뿐만 아니라 소수 인원으로 원활한 주차 단속과 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표>보건복지부 응급안전알림시스템 댁내 장비 기능
자료 : 2017년 독거노인·중증장애인 응급안전알림서비스 사업안내
<표>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현황 (단위:십억달러)
자료 :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