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국감 뜨거운 감자, 확률형아이템

[이슈분석] 국감 뜨거운 감자, 확률형아이템

확률형 아이템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 의원실은 사행성을 지적한다. 업계 자율규제를 하는 게임업계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감이라는 공론의 장을 통해 해법이 제시될 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업계 자율을 전제로 한 보완책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우선 사업자 자율규제 법적근거 마련, 자율 규제를 기존 제도와 연결, 마지막으로 확률 정보 공개를 국제적으로 통일된 요구사항으로 만드는 방안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사업자 자율규제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규제 논의 수위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확률형아이템 규제를 법으로 강제해 관리하자는 쪽 주장은 확률형아이템에 불법성이 있다고 전제한다. 법 규제가 실현되면 셧다운제에 이어 게임이 '불건전하다'는 인식이 강화될 수 있다.

게임사 관계자는 “자율규제는 순수하게 민간 영역에 놔두는 것이 낫다”면서도 “사회적 요구가 강하니 게임업계 자율성에 법적근거를 마련하자는 발상 자체는 찬반 양쪽이 평행을 달리는 현 상황에 절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법조사처는 둘째 방안으로 '자율 규제를 기존 제도와 연결하는 것'을 꼽았다. 예를 들면, 사업자 단체가 확률정보 공개 적절성 등을 판단하고 그 확인을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요청하도록 하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자율규제 준수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하반기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연구조사를 시작했다.

다만 이 경우 사후관리에 집중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 영향력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 기관이 게임사에 일정 확률을 강요하는 경우 자율이라는 원래 취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확률정보 공개를 국제적으로 통일하는 것은 유럽 등에서 이미 시작한 시도다. 중국은 정부 규제로, 일본은 자율규제로 확률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확률정보 공개가 국제적으로 통일된 요구사항이 된다면 확률 정보공개가 세계시장 기본값(default)이 돼 비공개가 줄어드는 넛지(nudge)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과 해외 게임 역차별 문제도 줄일 수 있다.

게임산업협회가 최근 시작한 자율규제 캠페인 중 한 장면. 사진=게임산업협회
게임산업협회가 최근 시작한 자율규제 캠페인 중 한 장면. 사진=게임산업협회

◇확률형아이템 '무조건 악(惡)' 인식, 해결에 도움 안 돼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확률형 게임 규제, 될 때까지 갑니다”라고 적었다.

손 의원은 국회 내 확률형아이템 규제파를 대표한다. 손 의원은 2017년 국감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감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8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모바일게임 이용자 1792명 중 확률형 아이템을 알고 있는 이용자는 60.6%(1086명)였다.

이 중 22.3%가 확률형 아이템 획득을 위해 현금을 지출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체 모바일게임 이용자 중 약 15% 정도가 확률형 아이템을 산 셈이다.

모바일게임 확률형 아이템 이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 242명에게 최근 확률형 아이템 획득을 위해 지출한 총 금액을 물어본 결과, 평균 3만3920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값은 1만원으로 조사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전체 15% 이용자, 평균 금액 3만원가량 지출을 놓고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애드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매출 중 '고래'로 불리는 0.15% 이용자가 전체 매출 41%를 차지한다. 무과금 이용자를 일부 과금 이용자가 떠받치는 구조가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핵심이다.

이는 한국 온라인게임 부분유료화 비즈니즈모델(BM)에서 비롯된 결과다. 한국 게임산업은 1990년후반 태동 이후 '리니지' 등 극히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는 이용자에게 인 게임(In Game) 아이템을 파는 모델로 성장했다. 부분유료화 모델은 후에 북미·유럽 등 서구권 게임 시장으로 번진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출시 후 온라인게임 '리니지'에서 골머리를 앓던 '작업장' 단속을 줄일 수 있었다. 불법 자동 프로그램을 활용한 '노가다(아이템을 얻기 위한 반복 플레이)'가 의미 없어졌기 때문이다.

산업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는 있다. 게임사 임원 중 한 명은 “하드코어 게이머라면 꼭 갖춰야 할 최고 아이템 확률을 0.0001%로 설정하는 등 아무런 고민 없이 BM을 설계한 것은 이용자 신뢰를 얻기 힘든 부분”이라면서 “이용자가 적당한 수준으로 '뽑기'를 즐기고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확률상승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1> 확률형아이템 인지 여부, '2018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 한국콘텐츠진흥원

표2> 확률형아이템 이용경험, '2018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 한국콘텐츠진흥원

표3> 모바일게임 확률형 아이템 총 지출액, '2018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슈분석] 국감 뜨거운 감자, 확률형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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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