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투신, 무고한 희생양을 향한 마녀사냥?

사진=SNBC캡쳐
사진=SNBC캡쳐

아동 학대 의심을 받던 30대 보육교사가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경기 김포시 통진읍 한 아파트단지에서 인근 어린이집 교사 A(38)씨가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 아파트 14층에서 내리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유서가 발견됨에 따라 스스로 투신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서구 어린이집 보육교사를 하는 A씨는 유서에 “엄마 미안하다.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 원망을 안고 가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는 글을 남겼다.
 
A씨는 앞서 지난 11일 인천 서구 드림파크에서 열린 어린이집 가을 나들이 행사 때 아동을 학대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당시 한 시민이 “보육교사가 축제장에서 원생을 밀쳤다”며 학대 의심신고를 했다.
 
이후 인터넷 맘 카페에서는 A씨가 아동학대를 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일부 누리꾼들은 A씨의 실명과 사진까지 공개하며 신상을 털었다.
 
A씨 투신 소식이 전해지자 A씨의 한 동료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함께 3년을 근무한 사랑하는 동료를 잃었다. 견학 날 교사에게 안기려 한 아이를 밀치고 돗자리를 털었다고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교사의 반과 실명과 사진까지 공개됐다. 순식간이었다”고 적었다.
 
또 다른 동료는 “보는 눈이 많은 장소였다. 아동학대가 일어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고 전날 A씨가 밤늦게 퇴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를 A씨에게 맡긴 적 있다는 한 부모는 “정말 좋은 선생님이었다. 그곳에서 있었던 상황이 아동학대라면 나는 수없이 더한 학대를 하며 아이 둘을 키워온 것이다. 더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길 바란다”고 적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