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출연연구기관 23곳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선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사표 수리 적절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조 후보자는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원장 신분으로 국감에 출석해야 했으나 전날인 17일 사임했다.
야당은 국감을 회피한 '꼼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 소속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유감'을 표했다. 민 위원장은 “절차가 매끄럽지 못하는 점을 말하고 문제 제기된 부분은 간사 간 협의하라”고 중재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유의동 의원은 “조 후보자가 국감을 하루 앞둔 어제(17일) 날짜로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직을 사임을 했다”며 “이건 전적으로 상임위를 무시한 처사”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당 지상욱 의원도 “조 연구원장이 지난 15일 사직서를 내고 성경룡 경제사회인문연구회 이사장에게 사직서를 냈다”며 “이례적으로 (성 이사장이) 바로 사직서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표 수리를 하루 만에 했다는 것은 국감을 피하는 꼼수고 야반도주에 가깝다”며 “조 후보자는 KEI 원장 임명 뒤 감사 한번 받지 않고 나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성경륭 이사장을 향해선 “국감을 방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 이사장은 “사표를 제출하기 전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이 됐는데, 시기적으로 국감과 청문절차가 동시 진행돼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한테 지난 15일 전화로 미리 사직서를 제출하고 바로 정리되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해 저는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감 회피가 아니라 청문회 준비에 집중하라는 뜻으로 사표를 수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종석 의원이 “의원실에서 미리 사표를 수리하면 국감 회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몇 차례 이야기를 전달했다”면서 “보고를 받았느냐”고 묻자,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길홍근 경사연 사무총장은 “(성 이사장이) 전화를 받고 결재한 과정이 지난 상태에 (보고를) 추후에 아시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연구기관 보고서가 정부 입맛에 맞춰 바뀐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특정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억지로 통계를 왜곡해 '곡학아세' 한다”고 비판했다. 정태옥 무소속 의원도 보고서 내용이 바뀐 사례를 들며 “이는 세상을 속이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성 이사장은 “최근에 오신 연구기관 원장들은 정부에 바른 말을 너무 많이 하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대해 정부가 불편히 생각할 정도”라고 야당 공세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할말은 똑바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국감에선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은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해야 하고 이를 분석해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 소장은 “유치원은 공공성을 갖고 운영하는 만큼 회계 투명성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회계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진행한 관련 연구를 토대로 공공회계시스템 도입방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여야 3당 간사는 조 후보자의 종합국감 증인 출석 여부를 논의 중이다. 홍일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선임행정관의 출석일을 오는 25일 종합감사일로 변경키로 했다. 홍 행정관은 김종석 의원이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USKI) 예산 중단'을 묻기 위해 증인명단에 포함됐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